Here&There/동유럽6국(2018)

[2018 동유럽6개국] 슬로베니아의 블레드

truehjh 2018. 2. 27. 21:21

2018.02.08.(3)

 

한 시간 반 달려 크로아티아 국경을 넘어 슬로베니아에 들어왔다. 크로아티아로 들어올 때는 출입국 신고소에 우리 버스밖에 없어서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는데 슬로베니아로 넘어가는 국경에서는 네 대의 버스가 줄 서 있어서 시간이 50분 정도 걸렸다. 이십 년도 더 전에 멕시코 국경을 넘어오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던 지루한 시간도 생각난다.

 

줄리앙알프스의 진주로 불리는 슬로베니아의 호반도시 블레드에 도착하려면 두 시간 더 가야 한다. 오늘은 설경이 펼쳐지는 발칸반도에서 어스름 저녁까지 눈 덮인 대지와 속삭이다 끝나는 것 같다. 이런 경험을 언제 또 해볼 수 있을까.

 

알프스의 서쪽에 있는 작은 마을 블레드의 빙하 호수에 도착... 호수 한 가운데는 블레드 섬이 자리잡고 있고, 절벽 위에는 블레드 성이 있다.




플레트나 보트 타는 일정이 취소되었다. 지난주 우리나라 관광객 네 명이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해서 얼마동안 보트는 금지될 것이란다. 호수와 작은 섬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아쉬움을 남긴채 브레드성 내부 관람을 위해 다시 버스를 탔다.



   

커다란 버스는 구불구불 좁은 언덕길을 세련되게 올라간다. 호수면에서 100미터 높이의 절벽 위에 세워져있는 블레드 성. 입장권에 새겨진 절벽의 모습이 아찔하다.



버스주차장에서 내려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가야 하는 것이 아찔했지만 가는데 까지 가보자는 생각으로 맨 뒤에서 낑낑대며 따라 올라갔다.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올라가기가 넉넉지 않은 비좁은 폭의 눈길을 아슬아슬한 발거름으로 올라갔다. 




밤이라 줄리앙알프스 아래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분위기를 만끽할 수 없는 것이 아쉽지만, 성 내부로 들어가 마을 전경을 조망하면서 야경을 즐길 수 있었던 것도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이다.











  

30분 거리의 호텔로 들어와 호텔식으로 저녁을 먹고 체크인했다. 오늘도 10시 전에 잠들 것 같다. 옛날같이 피곤하면 잠을 잘 수 없었다면 무지 힘겨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을 테지만 누워서 이불을 뒤집어쓰면 잠이 들어 무척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