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시작되는 영태리의 봄
2018년 4월 3일 드디어 영태리로 이사를 했다. 이사하고 며칠 지나 황사 섞인 눈이 내리던 날에 거실 창문에서 찍은 앞마당의 풍경이다. 공사와 이사가 남긴 쓰레기 더미가 가득한 잔디 위에 풀이 죽어 서 있는 나무들 몇 그루... 내 마음 같아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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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보름쯤 지나 봄비가 내렸다. 여름 소나기처럼 굵은 빗줄기였지만, 봄비였다. 그리고 봄이 스스로를 증명이라도 하는 듯 연두색 잎새들을 찾아왔다. 봄기운 가득한 촉촉한 대기 속에서 풀들은 숨쉬기를 고르며 뿌리 깊게 내릴 차비를 단단히 한다. 봄은 곧 가겠지만, 거친 봄비로 생명을 틔운 나무들은 푸르게 더 푸르게 다음 계절을 꿈꾸며 서 있겠지.
봄비 내리기 전에 동생은 집과 공장 주변의 유실수들을 정리했다. 대추나무, 모과나무, 앵두나무 등과 함께 소나무도 사라지고 자두나무 몇 그루만 남겨졌다. 그렇게라도 살아남아 생명의 기운을 내뿜으며 예쁜 꽃을 화려하게 피우고 있는 나무들...
작은 텃밭도 봄비로 인해 한결 텃밭다워졌다. 마사토 5톤을 사서 집 앞에 쌓아놓고 있더니, 일주일 전부터 10평 정도의 밭을 꾸미기 시작했다. 텃밭의 크기가 이전의 규모보다는 1/10로 줄었지만 영태리 농부인 동생의 마음은 여전히 설레나 보다. 오늘 아침에도 일찍 출근해서 사무실 일과가 시작되기 전, 텃밭에 나와 퇴비를 섞고 고랑을 만들어 비닐을 씌워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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