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Fiction/코로나19 팬데믹

코로나19 - 세밑 한파

truehjh 2020. 12. 31. 21:19

 

공기가 엄청나게 차가워졌다. 매서운 바람으로 코끝이 시큰하다. 눈은 시리고 등은 서늘하다. 거기다가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1,000명을 넘나들고 있어 마음까지 차가워진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두려움과 갈등으로 점철된 한 해가 지고 있다. 인류는 지금 치명적인 위기에 빠져있는데 빠져나올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고 거리두기를 실시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확진자가 급증하여 의료시스템이 흔들리고 있던 나라들이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그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백신 구입량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정부의 무능을 탓하고 있다. 만약에 빨리 서둘렀더라면 부작용을 핑계 삼아 국민을 마루타로 여기냐며 성토했을 것이다. 엊그제는 모더나 CEO의 요청으로 대통령과 직접 통화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확실한 계약문건을 내놓으라고 또 아우성이다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일어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K-방역은 실패했다고 떠들어대고 있다.

 

그리고 그것으로도 부족해 검찰개혁에 대한 반대세력과 한쪽으로 편파되어 있는 언론세력이 와글와글 거리면서 온 세상을 씨끄럽게 하고 있다. 특히 집값을 안정시키지 못하는 부동산 정책으로 엄청난 공격을 가하고 있다. 비싼 집, 여러 채의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손해가 크다고 주장하고 있나 보다. 그러나 공공의 의미를 크게 부여한 부동산 정책에 대하여 많이 가진 자들의 불만이 사회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 같이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불우이웃돕기 성금은 부족하다고 하고, 거리두기와 방역지침 때문에 자영업자들은 살기가 어렵다고 괴로워하고 있는데 말이다.

 

이번 정부에 들어와서 국민의 삶의 질이 하향조정되고 있다고 분노를 터트리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가 원하는 정부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 덜 가진 자, 적게 가진 자들을 위한 정책을 세우는 정부, 힘을 가지고 있지 못한 소수의 사람들, 소외되고 버려진 자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정부가 아니던가. 약자를 보호하고 소수자의 인권도 보장해 주는 정부가 아니던가. 삶의 질이 하향조정되어 불만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삶의 질은 무엇일까. 화려한 집에서 자기와 자기 가족만 잘 먹고, 잘 입고, 잘 놀고, 잘 즐기는 것일까. 많이 가진 것도 모자라 대물림하여 노력도 없이 권태롭게 살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삶의 질이란 말인가. 삶의 질이란 그런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인간답게 평등을 누리며 노동할 수 있고, 꿈을 꾸며 살 수 있는 세상이어야 한다. 이런 관점을 가진 사람들을 향해 좌빨이니, 빨갱이니, 진보니 하면서 비난만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 사회전반적인 부분에서 삶의 질이 하향되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우리의 사고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것만 보아서도 알 수 있다. 여러모로 삐걱거리고 있는 모습은 좀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믿고 싶다. 코로나와 소상공인의 경제악화로 불안정한 세상인데 세밑 한파까지 몰려와 체감온도가 급격하게 낮아졌다. 이러한 때일수록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사회정치적으로도 격려되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가 조성되었으면 좋겠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나 개인의 생각과 삶의 질이 정치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어느 때보다도 더 심각하게 느꼈던 한해였다. 다가오는 새해 2021년도에는 보다 평화롭고 따뜻한 한 해를 보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