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의 명의 프로그램에서 <노인 우울증>에 관한 내용을 소개했다. 집중해서 본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 해당하는 내용이 꽤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시청했다.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우울감은 뇌의 전두엽을 축소시키고, 그렇게 전두엽이 쭈그러들면서 기억력과 감정의 둔화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전두엽은 창조적 능력, 공감 능력, 예상치 못한 일에 대응하는 능력에 관여하는 부분이다.
전두엽 기능이 약할수록 부정적인 감정들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게 된다고도 한다. 나의 상황에 적용해 보면, 실제로 내가 노인 우울증에 접근해 있다는 이야기기 된다. 작년 말부터 고생한 소화불량, 대화를 즐기지 못하는 감정의 둔화, 기억력이 흐릿해지는 듯한 불안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외로움, 그리고 지금 죽어도 좋겠다는 허무감 등이 나의 노인 우울증을 증진시키고 있는 요소가 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내가 우울증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말하며 살았던 것은 우울한 나 자신을 위한 최면이었음이 확실하다. 그렇게 입으로 내뱉고 사는 내면에는, 우울하지 않다는 최면이라도 걸어서 나 자신을 보호해야 된다는 강한 신념이 작용했을 것이다. 내가 우울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외롭지 않아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고, 그것은 의지일 뿐 사실은 너무 외롭다는 감정을 숨기는 나의 허세였을 것이다. 아마도 허세라도 부려야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서였을 것이다.
'지금 나는 참 우울하고 외롭다'라고 표현하지 못하고 살고 있는 나의 내면은 골다공증 환자의 뼈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타인을 향해 언제나 눈은 웃고 있으며 입으로는 긍정을 말하고 있지만, 마음은 허물어져 있는 나의 본 모습을 어떻게 드러낼 수 있다는 말인가. 방법이 없다. 내가 외롭다고 말하면 모두가 다 외롭다고 아우성칠 테니까. 자신들이 겪는 외로움이 나의 외로움보다 하늘만큼 땅만큼 더 크다고 소리지를 테니까. 그리고 이렇게 외로운 나를 따듯한 시선으로 보아줄 사람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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