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점검(7) - 달라지는 미래
앞에서 나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 역시 현격하게 달라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따라서 지금 현재 달라지고 있는 것들에 의해 나의 미래 역시 달라질 것은 분명하다. 내 미래의 모습은 앞에서 열거한 여러 가지 변수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래전 미래라는 말만 들어도 설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꿈에 부풀었던 미래는 결과가 뻔한 현실이 되어버렸고, 남은 미래가 속절없이 무심하게 다가오고 있다. 과연 나의 내일 그리고 다가오는 미래는 어떠한 모습일까. 미래는 지금과 어떻게 다를 것이며, 지금 나를 지탱하고 있는 몸과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문명의 소산물들은 또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종교개혁이나 산업혁명 같이 인류 문화의 흐름을 크게 바꾸는 시기가 있다. 과학 기술의 발전과 변화도 마찬가지겠지만, 인간의 몸도 사는 동안 점진적으로 변화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큰 폭으로 변화하는 시기가 있다고 한다. 즉 눈에 띄게 노화하는 변곡점이 있는데, 그 시점을 크게 세 번으로 나누면 40세, 68세, 78세란다. 믿을만한 연구논문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참고는 해 볼 만하다. 왜냐하면 나의 경험과 어느 정도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68세라는 나이를 전후해서 겪고 있는 체력의 변화무쌍함이 그렇다. 숫자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하더라도 작년부터 올해에 이르러 나의 몸과 마음의 상태는 극명하게 달라지고 있음은 확실하다. 물론 일일이 다 열거할 수조차 없을 정도의 변화이며, 노화이며, 망가짐이다.
지금도 몸과 마음과 정신의 급격한 변화에 직면하고 있으면서 감당하기 어렵다고 하고 있는데 다음 변곡점 78세가 되면 또 어떻게 변화되어 있을까. 10년 후의 미래에는 얼마나 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두려워하고 있을까. 그때 나타나는 변화는 어떤 것일까. 그때까지 살아있다면 감당할 수 있는 변화일까. 물론 살아있다는 가정하에서 하는 질문이다. 얼마가 더 달라져야 하는지, 언제 어디가 더 아프게 될는지, 아니 그것을 의식이나 할 수 있을지 가늠이 서지 않는다. 경제적으로 어떻게 살아남을지, 아직은 쓸만한 머리지만 언제 어떻게 노화의 과정을 거쳐 망각의 세계로 진입하게 될는지, 홀로 남아 어느 시점부터 외로움에 사무치게 될는지 알 수 없는 불안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달라지는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야말로 하나 마나 한 걱정이다. 그러니 미래에 대한 걱정을 털어버리고, 달라지는 나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 남아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어떤 학자는 노후 3대 불안요인인 돈, 건강, 외로움에 잘 대처하기 위해 3대 자립을 이루어야 한다고 한다. 즉, 주어진 경제 상황에 맞추어 살 수 있는 경제적 자립, 내가 머물렀던 자리를 내가 치울 수 있는 행동의 자립,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의식의 자립이다. 또 어떤 노년내과 의사는, 80대까지 혼자서 걸어 다닐 수 있으려면 ‘근육운동과 고기먹기’를 60대부터 실천하라고 한다. 또 어떤 학자는 신체에 가장 좋은 것은 ‘걷기’이고 두뇌에 가장 좋은 것은 ‘대화’라고 하며, ‘걷기와 대화’를 지속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남아있는 내 노년의 미래는 버려진 시기가 아니다. 그러므로 더 나이 들어서 겪어야 하는 불안요소에 대응할 방법을 찾고, 생활습관 개선으로 건강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몸의 기능들이 언제 정지해버릴지 몰라 조마조마한 시간을 보내며 살게 될 때가 올 것이다. 어쩌면 그 순간을 기다리며 사는 것이 미래의 삶이며 노후의 삶일지도 모르겠다. 살아있는 오늘을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것이 아닌가. 내가 살아있다는 인식, 그 자각이 필요하다. 앞으로 점점 더 속도감 있게 무로 돌아갈 것이니 단단히 각오하고, 가벼운 마음과 영혼이 되어, 무거운 짐 남겨놓지 않고 사라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구름처럼 흘러가고 말, 바람처럼 흩어지고 말, 연기처럼 사라지고 말 내 인생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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