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랑/장애해방

[스크랩] (대학정립단) Re: 장애인 단상

truehjh 2006. 6. 5. 15:38
장애인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대하여!

몇 줄의 글이 아마도 몇 십 년 동안 억지로 가라앉혀 놓은 감정의 구정물을 휘저어 놓았나 보다. 마구마구 뒤집힌다. 어떤 썩은 덩어리가 튀어 나올지는 나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20년 넘게 잠재우고 살아왔으니까 이쯤에서 다시 한번 뒤집어 놓는 것도 괜찮을 성 싶다.
내친 김에 몇 번 더 주절주절 글을 올려 보아야겠다.
아니 몇 번 더 일지, 한번으로 그칠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마음가는대로다.
그 정도의 변덕은 용서받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자.
피해의식에 가득한, 침소봉대하는, 열등감의 발로, 오기, 뭐 그렇다고 하면 어떠랴 싶다.
그것도 나의 한 부분이며, 내 본연의 모습인 것을...

나는 공식기관을 통해 지체장애 3급으로 판정을 받은 자타가 공인하는 장애인이다.
그런데 나는 ‘장애인 같지 않다’라는 말을 종종 들으며 살고 있다.
학생 때는 선생님들이 그렇게 말씀하셨고,
사회생활 할 때는 직장동료들이 그렇게 말해 주었고,
비장애인 친구들과 어울리면 그들이 그렇게 말했다.
(물론 예외는 있다. - 남자가 나를 여자로 볼 때 장애여성으로 보여졌던 기억은 제외해야겠다.)
하여간에
그런 말을 듣는 순간 내 마음은 불편해 진다.
장애인답지 않다는 말이 왠지 맘에 들지 않는다.
장애인이므로 장애인 같아야 한다는 말인가, 아니면 장애인이므로 장애인 같지 말아야 한다는 말인가, 정말 헷갈린다.
‘장애인 같다’라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고집불통이다, 자기중심적이다, 남을 배려하지 않는다 등등의 의미일까 아니면 천사 같다, 착하다, 순진하다, 유약하다 등등의 의미일까. 전자이건 후자이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장애인 같다라는 말에 대해 생각해 보려면 먼저 ‘장애’가 무엇인가에 대한 우리의 경험을 이야기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장애인으로서의 경험을 다 이야기하지 못하고 살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그래서 다른 동네 사람들은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더니, 어떤 서양사람은 장애란 사회적 제한이며 사회의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차별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 !!!

장애를 가지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한 성찰 또는 우리 자신에 대한 성찰은
내 안 또는 우리의 내면세계를 직시하기 위해 사용되어야 하는 것이지,
부정적인 장애인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매개로 이용되고 싶지 않다.
즉 장애인은 다 그렇다라는 말을 유도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내 결론은 항상 동일하다.
특별히 장애인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그런 것이 인간의 모습이라는 거다.
인간이 그렇다는 거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출처 : 대학정립단
글쓴이 : 한정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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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