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graphy/시니어시대(2020~) 37

팬데믹에서 얻은 교훈

팬대믹에서 얻은 교훈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하고 팬데믹 기간을 사는 동안 내가 깨달은 것이 있다. 비대면 언택트 사회에서도 살아갈 수 있겠다는 희망을 보았다. 팬데믹을 경험하기 전까지는 이동이 불가능해졌을 때에 대한 걱정이 재 한 움큼의 숫자보다 훨씬 많았다. 나이가 들어서 혹은 몸이 움직여지지 않아서, 아니 그런 환경이 된다고 하면 어쩌나 등등 하나마나한 걱정에 붙잡혀 있었다. 그러나 팬데믹을 살아가면서 바뀐 생활양식은 나에게 새로운 방법을 알려 주었다. 코로나로 인해 생활의 스타일을 바꿀 수밖에 없었던 것이 또 하나의 길이 되었다. 나이가 들어 폐쇄된 공간, 폐쇄된 인간관계, 폐쇄된 영성 생활을 할 수밖에 없을 때가 된다고 하더라도 겁내지 않고 나답게의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

여행 후유증

여행 후유증 지난 11월 초부터 위드코로나 시대를 열었다. 위드코로나는 확진자 억제보다는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하는 방역 체계를 뜻한다. 그러나 확진자 수가 7천여 명을 오르내리고, 위중증 환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12월 18일부터 다시 강력한 거리 두기를 실시하게 되었다. 덕분에 확진자 수가 하향곡선을 그리고는 있지만, 1월에는 만 명이 넘어갈 것이라는 예측과 전염속도가 엄청 빠르다는 변이종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만만한 상황은 아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의 올 한해에 나는 네 번의 제주 여행을 마쳤다. 오빠와 동생 가족이 올레길을 완주하겠다는 목표하에 떠나는 제주여행에 나도 가끔 합류해서 다녀온 덕분에 생긴 횟수다. 얼마 전에 다녀온 네 번째 제주 여행은 원래 4박 5일 일정으로 떠났는데 본..

기록과 셀프퍼블리싱 출간

기록과 셀프퍼블리싱 출간 기록과 편집이라는 화두는 어쩌면 내 인생 후반부의 삶을 관통하는 단어가 될 수 있다. 글을 쓰고 책을 만드는 이유를 설명하고 싶어서 시작한 은 나의 여섯 번째 책이며, 도서출판 참북스에서 펴내는 열 번째의 책이다. 가제는 ‘기록과 편집의 길’이었다. 그리고 기획을 시작할 때부터 제3의 인생, 인생 3막, 어쩌면 인생 3막 등을 부제로 챙겨두었다. 처음에는 일종의 자서전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했는데, 중간에 맘이 바뀌어 인생 3막에 관한 이야기로 마무리했다. 내 삶의 기록이라는 차원을 벗어나 의미 있는 삶의 길을 표현하고 소개하는 글로 엮고 싶어서였다. 에는 독자에게 기록과 편집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게 하려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 1인 출판사를 새로 시작하려는 분들께 ..

인생의 황금기

인생의 황금기(65~75) 흔히들 65세부터 75세 사이를 인생의 황금기라고 말한다. 머무르지 않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삶이 머무르지 않고 흘러가는 시기다. 꽃피우고 열매를 맺는 시기라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열매에 연연하지 않고, 감정의 격랑 없이, 삶을 관조할 수 있는 시기며, 오롯이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시간이다. 하지만 모두가 이 10년이라는 기간을 인생의 황금기로 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안달할 필요는 없다. 개인차는 분명히 있다. 다시 역으로 말하면, 인생의 황금기를 따로 정해놓고 있어야 하는 법은 없다. 매 순간, 시간, 시기, 시절마다 인생의 황금기라 여기고 사는 것이 필요하다.  인생의 황금기라고 하는 이 기간은 제도적으로는 노인의 이름으로 사는 나이이다. 이 시기는 60여 년 동안 ..

소소한 즐거움

소소한 즐거움 해마다 여름이 짙어갈 때면 앞마당에 있는 자두나무에 자두가 싱그럽게 익어간다. 올해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풍성한 열매를 매달고 있다. 틈날 때마다 잘 익은 자두를 따서 모으면 소쿠리가 금방 가득해진다. 예년에 비해 알도 크고 색깔도 곱다. 그중에서도 탐스럽고 먹음직한 것을 골라 한입 깨물면 새콤달콤함이 입안에 가득 고인다. 젊었을 때는 잘 먹지 않던 자두인데, 요즘은 그 특유의 맛이 좋아서 즐겨 먹는다. 긴 겨울을 견뎌낸 마른 가지에서 꽃봉오리가 나와 꽃이 피고, 새잎이 돋아 푸르러지고, 연둣빛 열매가 맺혀 검붉게 익어가는 과정을 날마다 지켜보아서 정이 든 맛인가 보다. 혼자 먹기는 아까운 맛이라 자두를 좋아하는 이웃들과 나누곤 한다. 싱싱한 자두를 받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

경제력과 기초연금

경제력과 기초연금 만 66세가 3개월 지난 후 기초연금이 통장으로 들어왔다. 만65세가 될 즈음부터 기초연금을 신청하라는 문자를 여러 번 받았는데 미루고 있다가, 만66세가 되어서야 신청했기 때문이다. 서류를 준비하면서 기초연금 관련된 인터넷문서나 유튜브를 찾아보았다. 기초연금은 수급자격 심사 결과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 이하이면 받을 수 있다. 기초연금을 신청할 때 배우자가 없으면 혼인관계증명서가 필요하고, 집이 없으면 전월세계약서 사본이나 사용대차확인서가 필요하고, 관련 기관에 찾아가려면 통장 사본과 신분증이 필요하단다. 온라인상으로 해결하려면 복지로사이트에 들어가 보란다. 지난 1년간 내가 하위 70%에 속한다는 조건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향으로 생각을 많이 했다. 어떻게 생각하면 신청할 수..

황당한 꿈

황당한 꿈 요즘 이승윤이라는 뮤지션이 핫하게 뜨고 있다. 나는 그를 볼 때마다 알 수 없는 애잔함을 느낀다. 무슨 이유일까. 겉으로 드러나는 유약한 모습 속에 감추어진 날카로운 예리함 때문일까. 웃으면서 꾸물거리며 말하는 그의 화법에서 수많은 갈등 속에서 빚어진 언어습관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언어 속에 숨어있는 그의 꿈과 현실의 부조화가 보여서 안타깝고,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르는 그 만의 예술 세계가 궁금해서 걱정된다. 쓸데없는 걱정인 줄 알면서도 마음 가는 것이 정말 이상하다. 어쩌면 세파에 물들지 않은 청렴한 목사의 아들이라는 그의 배경을 알고 나서부터 생긴 동병상련인지도 모르겠다. 며칠 전 늦은 밤, 친구가 보내준 유튜브 화면에서 그를 보았다. 독특한 매력을 풍기고 있는 어린 뮤지션의 앞날을 걱정..

자가격리 형태의 삶

자가격리 형태의 삶 4월 3일. 내가 영태리로 주거독립을 이룬지 만 3년이 되는 날이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는 앞마당에 꿋꿋하게 서 있는 자두나무에는 상아빛 꽃이 만개했다. 아직 꽃비는 내리지 않는다. 제주 4.3사건 73주년을 맞아 희생자 추념식이 거행되고 있는 4.3평화공원에는 무지개가 떴다고 한다. 계획했던 식사 모임을 기약 없이 미루고 말았다. 주변이 좀 안정되고 마음이 편해질 때 즐겁게 만나자고 어쭙잖은 핑계를 댔다. 감염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 거리 두기 방역 조치도 다시 3주 연장되었고, 도시락을 준비해 오겠다는 말도 부담되는 등 이런저런 이유로 마음이 복잡해져서다. 음식점에 나가서 먹든지 배달음식을 시켜서 먹을 생각도 해봤지만 다 마음이 편치 않았다. 집에 오신 손님을 맘 편히 식사 대..

66세... 생일축하

66세... 생일 축하 오늘은 지인들이 전해주는 생일축하 메시지로 행복한 하루를 열었다. 어제도 그랬다. 나의 태어남을 축하해 준 사랑하는 형제자매조카들, 우정 깊은 친구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형제들이나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더 행복한 순간은 없는 것 같다. 충분히 사랑받은 느낌이 이런 것인가 보다. 살아있음의 신비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나이 들어서 그리고 혼자 살면서 알게 된 깨달음이다. 그들 덕분에 아직까지는 홀로 사는 노년의 삶이 그리 쓸쓸하지는 않다. 생일축하가 부담스럽지 않은 나이가 되어서 그런지, 기억하고 축하해준 지인들의 사랑으로 인해 행복함을 만끽한 하루다. 특히 이번 생일에는 축하받고 싶은 사람들 모두에게서 축하를 받았다. 불특정 다수가 아닌, 서로에게 지지가 되어주..

홈리스와 하우스리스

홈리스와 하우스리스 부동산정책이 여러 번 발표되면서 집값이 요동을 쳤다. 집을 가진 자나 가지지 못한 자들 모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다주택자들은 부동산정책을 탓해가며 세금이 많아진다고 탓하고 있고, 무주택자들은 오르지 못할 나무라며 허탈에 빠졌다. 집값을 들썩이며 돈 벌 생각만 하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골치가 아프다.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기분이 가라앉는다. 그런 세상을 벗어나서 살 수도 없으니, 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정도로 단단해져야 하는데 잘 안된다. 아주 오래전의 일이지만, 나도 아파트 두 채를 가지고 있던 적이 있지 않은가. 그런 생각을 하면 현재 내 소유의 아파트가 없다는 것에 대하여 무력감이 들어 씁쓸하다. 얼마 전에 아주 작은 오피스텔을 하나 마련했는데, 며칠 전에 잔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