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를 드리고 나와서... 주차해 놓은 곳에 가보니, 내 차 뒤에 헤비타트마라톤대회 신청서 쓰는 테이블들이 놓여 있어 사람들이 북적대고 있었다. 평소에도 운전에 자신이 없는 터라 조금 한산해 질 때까지 기다리려고 마음을 정했다.
조금 후에 차 빼는 것을 도와주시겠다고 오신 집사님들의 도움을 받아 빽미러를 보면서 멋지게 S 라인으로 빠져나와 교회 주차장을 벗어났다.
‘차 한대에 열명의 남자가 에스코트하고 있네... 하하하...’
커다란 웃음을 머금은 소리가 차창너머로 들렸다. 따뜻한 마음을 베풀고 있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상쾌하게 울려나온다.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땀 흘리면서도... 봉사하는 마음이 즐거운가 보다.
그냥... 받는 것 없이... 기대하는 것도 없이... 베푸는 마음... 아무것도 해 준 것 없는데, 그리고 무엇인가 해 줄 것도 없는데... 받을 수 있는 마음... 가뭄으로 피폐해진 대지가 작은 빗소리를 듣고 충족되어지는 듯한... 떨림도 없는 고요한 정적 속에서 향기로운 미풍을 느끼는 듯한...
오랜만에... 배려를 받고 있다는 기쁨으로... 미안하거나 꼬인 마음 없이 그냥 단순하게... 주일의 정오가 행복했다. 투병 중에 있는 친구들도 같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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