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랑/한지붕아래서

조카 손주 지온이의 첫 나들이는 고모할머니 집

truehjh 2020. 3. 13. 21:44

 

오빠가 내 생일을 차려주러 우리집으로 오겠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눈물이 핑 돌 정도의 감격이 있었다. 혼자 살고 있는 여동생을 챙기는 오빠의 마음이 느껴져서였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엄중한 코로나19 상황에 백일도 안 된 손주를 데리고 이동하는 것이 합리적이 아니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물론 자기 차로 이동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를 권장하고 있는 이 마당에 여러 식구가 다 같이 모인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과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오지 말라고 해야겠다는 마음이 오락가락했다. 거리 두기에 동참하는 것이 상식있는 시민의 의무라는 생각이 앞서서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시간을 두고 내 마음의 움직임을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음 한편에서는 행복한 희망이 꼼지락거리며 솟아오르고 있었다.

 

결국 오늘 점심에 손주와 아들 부부를 대동하고 오빠 부부가 오셨다. 나의 살림살이가 거의 자취생활과 다름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젓가락과 숟가락을 물론이고 접시와 큰 냄비까지 들고 오셨다. 주메뉴는 만두였고 사이드메뉴는 LA갈비였다. 여러 가지 밑반찬들까지 아낌없이 가지고 와서 펼쳐놓은 식탁은 진수성찬이었다


오빠네 가족이 마련해 주신 생일파티! 나의 집에서 생일상을 차리는 것이 처음이라서 더더욱 감동이었다. 맞춤 케익을 들고 온 아우 가족과 미리 택배로 선물을 보내준 막내 가족의 사랑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런 소박한 행복이 우리가 추구하는 일상의 삶이 아니런가. 우리네 인생은 이러한 행복을 누리기 위해 오랜 세월을 달려오는 것 아닐까. 자신들이 일군 삶의 행복 한 자락을 기꺼이 나눠주는 형제들이 있어 감사하다.


 

생일에 촛불을 끄는 행위는 지나온 세월을 지우고 새로운 촛불을 켤 준비를 하겠다는 의미라고 생각하고 싶다. 이제 제도적 노인의 대열에 들어섰으니 앞으로는 즐겁게 살 일만 남았다.


맛있는 음식과 넉넉한 사랑과 커다란 웃음이 있어 감사한 하루! 거기다가, 조카 손주 지온이의 첫 나들이가 고모할머니 생일 축하라니~ 고모할머니는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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