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타이완(2023)

[2023 타이완] 시먼홍러우

truehjh 2023. 12. 27. 15:33

2023.12.15. (2) 시먼홍러우(서문홍루, The Red House, Ximen)

 

용산사에서 나오면서 주변에 있는 마트에 들렀다. 이지카드를 사서 충전한 후, 전철역으로 걸어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길 바로 건너편에 서 있는 택시를 보고는 동생이 타자고 했다.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로 오르내리는 일이 줄어들어 편하게 이동했다.

 

목적지는 젊은이들이 많이 간다는 타이페이의 유명 거리다. 이를테면 우리나라 명동 같은 곳이다. 택시에서 내려 가고자하는 식당이 있는 곳을 향해 갔는데, 우리가 걸은 길은 생각보다 길었다. 걷다보니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나온 젊은 여성들이 눈에 많이 띈다.

 

우리가 찾아간 식당도 맛집이라서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먹어야 했다. 기다리면서 몇 가지 음식을 미리 주문했다. 그중에서 연두부 튀김이 인기여서 한 접시 더 시켰다. 겉은 짭조름하고 약간 바삭한데 속은 계란찜보다 더 연하고 부드러운 맛이었다. 


 

점심을 먹은 후에 현대식 건물이 즐비한 시먼딩 거리를 활보했다.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도토리 팔을 의지해서 편하게 걸었다. 어린 시절 다리 수술을 하고 보조기를 착용한 이후부터는 혼자 독립적으로 걷는 것을 자부심으로 여길 정도로 타인을 의지해서 걷는 것을 싫어했는데 이제는 아니다. 지팡이를 짚었는데도 균형 잡기가 어려워 누군가를 의지해야 안정감이 생긴다. 이러한 불안감은 늙음을 인지하는 심리적 요인만은 아닌 것 같다. 실제로 노화된 근육 탓이리라.

 

시먼에서 가장 핫한 포토존이라는 무지개 횡단보도를 지나가다가 매력적인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옛 서양식 건축물로 보이는 붉은 벽돌 건물이다. 이 건물을 방문하는 것은 계획에 없던 스케줄이다. 이번 여행은 카톡으로 대략의 스케줄을 짜고, 보이스톡으로 일정을 점검했다. 이런 거 없던 시절은 어떠했는지 생각도 안 난다. 하지만 그런대로 나름의 낭만이 있었을 것이다. 우연히 특이한 건물을 만나면서 한 생각이다.

 

국내건 국외건 여행할 때 나의 주된 관심사는 자연풍경과 오래된 건축물이다. 창조주의 경이로운 솜씨가 드러나는 자연풍경과 인간의 노력과 꿈이 드러나는 건축물은 언제나 나에게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그 거리에서 눈에 들어온 건물은, 감동을 주는 정도는 아니지만 주변 환경에 비해서 독특한 색감과 형태를 가지고 있다. 백 년이 넘었다는 이 예쁜 건물은 1908년 타이완 총독부에서 건축한 대만 최초의 서양식 공영시장이자 식당이었던 타이페이 중요 문화재란다. 2층 높이의 붉은 벽돌 팔각형 건물과 십자형 건물이 연결된, 매우 특이한 구조로 되어 있다는 건축물 시먼홍러우, 현재 1층은 예술가들의 작품 전시장이면서 구매도 할 수 있는 공간이고, 2층은 소규모 공연장으로 사용하고 있단다. 주말에는 광장에서 벼룩시장이 열린다고 한다.

 

 

우리는 밖에서 한참을 기웃거리다가 안으로 들어갔다. 한쪽에 찻집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서, 커피를 마시고 쉬다가 2층을 둘러보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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