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5.금(1)
숙소에서 내다본 아침 풍경이다. 7시 반 조식을 위해 조금 서둘렀다. 미리 예약해 놓은 조식부페지만 비싼 가격 대비 만족도가 낮은 식사였다. 이름은 부페이면서도 먹은 사람이 접시들을 치워야 하는 구조여서 불편했다.
아침 일정은 고성 통일전망대 방문이다. 속초의 숙소를 나와 동해안을 끼고 고성까지 올라갔다. 전망대를 들어가기 위해서는 등록하고 교육을 받아야 한단다. 등록 시에는 방문자 모두의 신원증명서가 필요하다. 나는 신청하러 가는 도토리에게 운전면허증과 장애인등록증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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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네 명은 다 같이 안보교육관에 가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교육을 잠깐 받고, 10여 km를 차로 이동해서 통일 전망대 주차장에 이르렀다. 차에서 내려 전망대로 올라가려는데 길이 만만치 않았다. 경사진 길을 씩씩거리며 겨우 올라갔는데, 그다음은 계단이다. 이제 언제 또다시 와보겠느냐는 마음으로 기를 쓰고 올라갔다.
통일전망대는 예전의 그것이 아니었다. 1994년 여름, 일본에서 온 평화의 친구와 또 다른 친구 등 네 명이 미시령고개를 넘어 도적폭포를 비롯해서 영랑호, 화엄사 등을 거쳐 속초에 묵으면서 동해안을 여행한 적이 있다. 그때 고성 통일전망대를 방문하고 나오다가 김일성 사망 소식을 듣고 전쟁이 날까 봐 우리 모두 엄청 무서워했던 기억이 있는데, 30여 년 전의 기억이어서인지 그때와는 전혀 다른 곳인 것 같았다. 새로 지어진 건물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아련한 기억은 퇴색 정도가 아니라 변색된 채로 남아있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새 건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 여러 사람들이 유리창을 통해 북쪽을 바라보고 있다. 나도 끼어들어 TV에 나오던 풍경을 연신 찍어댔다.
그때 마침 한 구석 유리통창으로 호수 위에 내려앉는 헬리콥터가 보였다. 유심히 살펴보니 헬리콥터에 매달린 커다란 물 바구니에 물을 채우고 있었다. 어딘가에 또 산불이 발생했나 보다. 최근에 여기저기서 엄청난 산불 소식이 들렸는데, 소방 작업하는 모습을 직접 보니 사람들의 노고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산불 때문에 무거운 마음을 안고 1층으로 내려왔으나, 파란 바다와 하늘을 보면서 금방 잊어버렸다. 그곳에서는 유리라는 벽 없이 산과 바다와 하늘과 숲을 볼 수 있다. 정말 아름다운 색깔을 품은 풍경이다.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없어 보이는 듯 관용과 자유로움이 춤추고 있는 자연을 보며 무아지경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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