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물에 붙은 휴지조각 엄마와 나의 옷들을 세탁하고 꺼내다가 낭패감이 들어 잠시 머리가 띵했었습니다. 바지 주머니를 점검하고 세탁기를 돌렸어야 했는데 내가 그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그냥 통에 넣었던 것입니다. 바지주머니에 화장지를 넣어두시는 엄마의 오래된 습관을 잠시 내가 잊었던 것이니 누.. Fact&Fiction/엄마와의시간여행 2014.10.28
입맛 돋우는 약 예전에는... 입맛이 없다고 하시며... 식사량이 줄어들고... 설사가 잦아지면... 엄마가 병원에 입원할 때가 되어간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전해질과 영양분 부족으로 1년에 한두 번은 병원에 입원하곤 하셨으니까요. 10여년에 걸친 이러한 증상은 의사들도 특별한 원인.. Fact&Fiction/엄마와의시간여행 2014.09.07
엄마만의 시간들 날이 너무 더워 땀을 많이 흘렸다고 끈끈해 하시면서 머리라도 감고 싶어 하시는 엄마... 간단하게 샤워를 시켜드렸더니 남은 힘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도 수고했다라는 인사를 잊지 않으십니다. 고상한 인품의 우리 엄마입니다. 내 다리가 부실하다는 핑계로 엄마의 목욕에 관여해 본 .. Fact&Fiction/엄마와의시간여행 2014.08.10
망각에 대한 공포 엄마는 아기 같습니다. 주무시는 시간이 아주 많이 길어졌어요. 식사시간, 화장실 가는 시간, 잠시 성경 읽는 시간, 방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 줍는 시간,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잠깐의 시간들을 제외하면 거의 주무시는 시간입니다. 방바닥에 떨어져있는 머리카락을 줍다가 지쳐서 다시.. Fact&Fiction/엄마와의시간여행 2014.08.04
폭염경보와 점심메뉴 이런 저런 검사로 시달리신 엄마는 낯 설은 병실에서 적응 못하시고 가끔 다른 소리를 해서 우리를 놀라게 했지만 퇴원하신 후에는 거의 제자리로 돌아온 의식상태 노쇠로 인한 몸의 쇠약함이 회복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어찌해야 기운을 차리실 수 있을지... 어제에 이어 또 .. Fact&Fiction/엄마와의시간여행 2014.08.02
엄마의 퇴원과 나의 여행유보 병실안의 생소한 환경... 안면 없는 간병인... 혈관주사들 덕분에 터진 피부의 멍들과 함께... 엄마의 기억이 고정되기 시작했습니다. 피난이라는 공포의 시간과 도봉동교회 목회의 현장에서 맞닥뜨린 고통의 시간이 엄마의 삶에 중심기억으로 자리하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교회와 교인들.. Fact&Fiction/엄마와의시간여행 2014.07.31
병원에서의 섬망증 집중치료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겼습니다. 가족이 아닌 간병인이 엄마를 돌보고 있습니다. 엄마는 적응이 되지 않으시는 모양입니다. 물론 순간 순간 다르지만 사람을 잘 못 알아보시고, 장소를 구별하지 못하시고, 시간관념이 흐려지셨습니다. 심지어는 막내딸을 못 알아 보십니다. 의사.. Fact&Fiction/엄마와의시간여행 2014.07.29
응급실 침대를 확보했다는 소식 강심제 용량을 올려서 심장상태는 어느 정도 조정되어 가는데 190넘는 수축기혈압, 50정도의 이완기혈압, 50이하의 맥박... 식사량이 없어서 전해질 부족증이 발생합니다... 구토... 약간의 설사... 어지러움... 기억력 감퇴... 이런 증상을 참작하여 응급실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김원장.. Fact&Fiction/엄마와의시간여행 2014.07.27
신앙을 지키라는 엄마... 역시 우리 엄마야! 밥 한 수저 물에 말아 드셨는데... 마지막 한 모금이 넘어가지 않아 울컥 토해내십니다. 연하운동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것일까? 혈압은 여전히 190/60을 벗어나지 못하시고... 용량을 늘린 강심제 덕분에 숨이 가쁘다는 호소는 조금 줄어 안정되었습니다. 엊그제는 ... 여기저기 아프니까 .. Fact&Fiction/엄마와의시간여행 2014.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