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CHARMBooks 75

(e-Book) 건강과 에세이(2) <시니어진입기>

거의 두 달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목이 아프고, 속이 뒤집혀 밥을 못 먹겠고, 오슬오슬 몸살 기운이 떠나지 않았다. 힘이 없다는 핑계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견디기가 힘들었다. 손에 잡히지 않는 글쓰기와 책 만드는 일이 버겁기만 했다.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은 없지만 스스로에게 핑계를 대자면 그냥 여기저기가 아파서였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그런 시간을 지나야 다시 일을 하게 되는 가보다. 2~3일 만에 를 마무리하여 전자책으로 제작해 놓고 ISBN을 기다리고 있다. 기다리는 동안 갑자기 에너지가 넘쳐 다음 전자책까지 손보게 되었다. 진도가 팍팍 나간다. 이렇게 되려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시간들이 있었나 보다. 따지고 보면 거의 완성을 앞에 놓고 3~4개월간을 그냥 공백..

(e-Book) 사람과 에세이 <도토리선생님>

사람과 에세이 은... 며칠 있으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사랑하는 조카 도토리에게 주는 고모의 선물이다. 나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조카 도토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남동생 부부의 집에서 함께 살았다. 내가 약국을 경영하는 일을 도와주는 차원에서의 동거였다. 의정부 주영약국 시절에 도토리 엄마가 임신을 했고, 난 약국을 정리하고 새로운 꿈을 꾸며 미국으로 갔다. ‘주님께 영광’을 의미하는 ‘주영’이라는 이름의 도토리가 태어난 이후, 내가 미국에 나가 있었던 기간을 제외하고는 계속 도토리네 집에서 살았다. 도토리가 태어나면서부터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자라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는 것은 행운이었다.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없는 내 일생에서 다시는 만나보지 못할 행복한 순간들이리라. 도토리와 교류하며 공유..

e생애비혼자의 Single Life - 독립일지(3) :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누구와 살 것인가, 어디서 살 것인가를 생각하다 보니,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걱정이 뒤따른다. 영태리 집으로 들어가서 어떻게 살 것인가. 아파트와는 전혀 다른 환경이라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 미리 걱정해봐야 소용이 없는 문제들은 차차로 살면서 해결하기로 하고 그냥 남겨두자. 필요할 때 다시 꺼내서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은 빨리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예전과는 전혀 다른 패턴의 생활이 시작될 것이다. 이 상황이 일시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나가면 끝나는 것도 아니다. 독립생활은 지속될 것이고, 인생이라는 순례는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그 길 위에 있는 여행객에게도 나름의 일상은 있다. 그러한 일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야..

e생애비혼자의 Single Life - 독립일지(2) : 어디에서 살 것인가...

어디에서 살 것인가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지금은 ‘홀로’라는 결론이 나왔다. 함께 살아갈 친구나 동료를 찾거나 만들 수 없었다. 아쉽게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지금까지 혼자였는데 갑자기 둘 이상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은 욕망일 뿐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 어려워진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다음은 어디에서 살 것인가를 고민하고 결정할 차례다. 그런데 어디서 살아야 하는지를 결정하기가 참 어렵다. 이 넓은 세상 어디에 둥지를 틀어야 한단 말인가. 혼자 살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오는 순간 ‘어디’라는 범주가 생각보다 훨씬 넓어진다. 같이 사는 누군가가 있다면, 어디라는 장소를 특정하기가 좀 쉬워지지 않을까. 그 누구 때문에 어느 정도 범주가 좁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

e생애비혼자의 Single Life - 독립일지(1) :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 독립을 위해 분가를 결정하고 나니 마음이 바쁘다. 사실 그 이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걱정거리가 몇 가지 있었다. 그중 첫 번째로 다가오는 걱정거리 하나가 누구와 살 것인가라는 문제였다. 나는 늘 가족 같은 공동체를 이루는 삶의 형태를 꿈꾸며 살았다. 그리고 그러한 형태를 유지하면서 살다가 떠나고 싶었다. 삶의 마지막 길은 혼자겠지만 그래도 그 순간까지는 누군가와 함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독거는 최악의 길이라고 여겼다. 얹혀살기의 형식을 빌려서라도 공동생활을 선택했던 이유다. 미래의 독립을 이야기하는 지금도 누군가와 함께 살고 싶은 욕망의 지배 하에 있다. 조금 더 솔직하고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혼자 살기가 싫은 것이다. 겁이 나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홀로 사는 나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