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랑 283

[장애해방] 겨자씨 25주년 후, 15년 보고서

겨자씨 25주년 후, 15년 보고서 - 겨자씨 창립 25주년 보고서 이후 15년 동안(2008년 6월~2023년 5월)의 겨자씨 활동 소개 - 창립 40주년을 맞이하고 있는 겨자씨는 장애인의 자활 실현과 회원간의 상호부조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비영리 모임이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에, 장애를 가지고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있던 비슷한 연령의 전문직 장애여성들이 각자에게 주어진 능력을 활용하여 후배 장애인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도모하고자 겨자씨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창립 초부터 겨자씨의 목적에 동의하는 친구들이 함께 참여하였고, 더 배우고자 하는 장애학생에게 공부할 기회를 제공하여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겨자씨 창립 40주년을 맞이하고 있는 겨자씨 회원들 대부분은 이..

어린이날의 텃밭농부

비오는 공휴일 아침...부지런한 아우농부는 고구마 심을 준비를 해놓고... 줄기차게 내리던 비가 잠깐 멈추려는 사이, 비옷을 입고 텃밭으로... 준비 완료...! 일 시작...! 검은 비닐로 덮여있던 고랑에 드디어 파란 모종이 심겨졌다. 올해 농사준비는 이것으로 끝이란다. 이젠 추수하는 일만 남았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지? 틈만 나면 텃밭에 나와 감자 고랑에 있는 풀을 뽑는 것 같던데... 농부는 쉴 틈이 없을 것이다. 맨 앞줄에 있는 쌈채소류는 벌써 거두어 먹고 있다. 채소맛이 고소할 수도 있다는 것을 올해 처음 알았다.

[장애해방]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 나와 겨자씨

나와 겨자씨 겨자씨 창립 40주년을 계기로 삼아 겨자씨 중의 한 사람으로서 장애를 가지고 살아온 내 인생을 회상하며 기록합니다. 1. 나 우리나라에서는 1955년을 전후해서 가장 많은 수의 어린아이들이 소아마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습니다. 나 역시 그중의 한 아이였습니다. 나는 태어난 지 1년 1개월이 지난 어느 며칠간 고열에 시달린 후에 소아마비 장애를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6.25 전쟁 이후 열악한 시대에 태어난 개인의 비극이며 또한 시대적 비극입니다. 나는 장애인입니다. 그러나 장애인이라는 정체성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장애라는 주제는 나에게 참으로 억울하고 부당한 경험을 이끄는 주제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교육제도 안에서 당한 거절 경험이 내 삶 전체를 뒤흔들..

봄맞이하는 호야

봄맞이하는 호야 호야가 우리 집에 온 지 4년이 지났다. 그 사이에 잎이 한 장 나왔다. 그것도 작년 여름 즈음에... 그렇게 애태우며 자라지 않고 있더니, 이번 봄을 맞이하면서 작년에 나온 잎 위로 연두잎이 한 장 더 나오고 있다. 보송보송한 솜털로 뒤덮혀 자라고 있는 모습이 너무 예쁘고 귀엽다. 기쁜 마음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잘 자라기를 기대하며!

얼마나 외로웠을까, 임보라

차별받는 사회적 약자들 편에 서서 목회하시던 섬돌 향린교회 임보라 목사님이 지난 2월 3일 별세했다. 그가 전도사 시절에 친구 고 성정희 목사님과 함께 만난 적이 있다. 참 씩씩하고 다정하고 포근하며 심지가 굳은 여인으로 느껴졌었는데, 5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죽음 소식을 전하면서 ‘참 외로웠겠다’라고 말한다. 그 말에 울컥 눈물이 나는 밤이다. 교회 밖에서 뿐만아니라 교회 내에서 일어나는 차별에 대한 투쟁 역시 지독하게 외로운 길이었을 것이다. 한국 교회는 생명, 사랑, 평등 사회를 위한 그의 노력을 오래 기억해야 한다.

설 명절 풍경

엄마의 여덟 번째 추도예배를 드린 후, 1세대 7명이 나란히 앉아서, 2세대 8명과 3세대 2명의 세배를 받고 있는 풍경이다. 코로나 3년 만에 형제들이 다 모였다. 그 사이에 가족이 커졌다. 조카 손주 2명이 태어났고, 한 달 후에는 1명이 더 태어날 예정이다. 아마도 지금까지 오빠네 집에서 모인 가족 모임 중에서 가장 많은 식구가 모인 설 명절이었을 것이다. 태어난 지 한 돌과 세 돌이 지난 조카 손주들은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 넘치는 에너지를 받아내기 힘들어 앙증맞은 손가락도 제대로 잡아주지 못했다. 조카들이 어릴 때는 데리고 노는 것이 너무 재밌었는데, 이제는 힘에 겨워 손주들과 놀 수가 없었다.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오랜만에 만난 젊은 조카들에게도 물어보고 싶은 말과 해 주..

오빠의 기록물

오늘 오랜만에 서울에 다녀왔다. 오빠의 두 번째 책 의 출판기념예배에 참석하기 위한 서울행이었다. 피아노를 전공한 대학동문인 늙은(?) 이모가 피아노 반주를 해 주셨고, 고등학교 동창들의 특송과 아마추어무선 활동과 연결된 어느 목사님의 설교, 그리고 오빠가 참석하는 교회의 부목사님의 축도가 있었다. 참석자 모두 오빠 나이와 엇비슷한 사람들인 것 같아보였다. 아니면 조금 젊거나 조금 늙은 초로(?)의 신사들이 모여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평온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 오빠를 비롯해서 모두 잘 늙어가는 사람들의 표정으로 보였고, 분위기에서 점잖은 격식이 느껴졌다. 물론 우리 형제들도 모두 참석했고, 함께 늙어가는 삼촌과 이모 가족들도 오셨다. 외가댁식구들은 우리의 어린 시절을 훤히 알고 있는 몇 안 ..

[국민주권] 지금

지금... 애도의 시간이 끝난 것이 아니다. 희생자를 향한 비난을 멈추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질서를 유지하고 안전을 도모해야할 인력을 배치하지 않았는지 희생자를 만든 원인을 밝혀 책임을 묻고, 반성해야 하는 시간이다. 특히... 나를 비롯한 기독교인들은... 손바닥에 왕(?)자를 쓰고 토론회에 나오도록, 복숭아꽃(?)을 들고 개방하는 청와대에 들어서도록, 이마에 기괴한 숯칠(?)을 하고 분향소에 나타나도록 이끄는 사악한 영의 힘에... 근원을 알 수 없는 무당적인 주술에... 강력하게 저항해야 할 시기임을 망각하고 있으면 안 된다. 여전히... 할 일을 못 찾고 한나절이나 티브이 뉴스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있다. 이태원 사건이라는 말만 들어도 화가 난다. 참사가 아닌 사건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