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에 대한 공포 엄마는 아기 같습니다. 주무시는 시간이 아주 많이 길어졌어요. 식사시간, 화장실 가는 시간, 잠시 성경 읽는 시간, 방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 줍는 시간,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잠깐의 시간들을 제외하면 거의 주무시는 시간입니다. 방바닥에 떨어져있는 머리카락을 줍다가 지쳐서 다시.. Fact&Fiction/엄마와의시간여행 2014.08.04
폭염경보와 점심메뉴 이런 저런 검사로 시달리신 엄마는 낯 설은 병실에서 적응 못하시고 가끔 다른 소리를 해서 우리를 놀라게 했지만 퇴원하신 후에는 거의 제자리로 돌아온 의식상태 노쇠로 인한 몸의 쇠약함이 회복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어찌해야 기운을 차리실 수 있을지... 어제에 이어 또 .. Fact&Fiction/엄마와의시간여행 2014.08.02
엄마의 퇴원과 나의 여행유보 병실안의 생소한 환경... 안면 없는 간병인... 혈관주사들 덕분에 터진 피부의 멍들과 함께... 엄마의 기억이 고정되기 시작했습니다. 피난이라는 공포의 시간과 도봉동교회 목회의 현장에서 맞닥뜨린 고통의 시간이 엄마의 삶에 중심기억으로 자리하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교회와 교인들.. Fact&Fiction/엄마와의시간여행 2014.07.31
병원에서의 섬망증 집중치료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겼습니다. 가족이 아닌 간병인이 엄마를 돌보고 있습니다. 엄마는 적응이 되지 않으시는 모양입니다. 물론 순간 순간 다르지만 사람을 잘 못 알아보시고, 장소를 구별하지 못하시고, 시간관념이 흐려지셨습니다. 심지어는 막내딸을 못 알아 보십니다. 의사.. Fact&Fiction/엄마와의시간여행 2014.07.29
응급실 침대를 확보했다는 소식 강심제 용량을 올려서 심장상태는 어느 정도 조정되어 가는데 190넘는 수축기혈압, 50정도의 이완기혈압, 50이하의 맥박... 식사량이 없어서 전해질 부족증이 발생합니다... 구토... 약간의 설사... 어지러움... 기억력 감퇴... 이런 증상을 참작하여 응급실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김원장.. Fact&Fiction/엄마와의시간여행 2014.07.27
신앙을 지키라는 엄마... 역시 우리 엄마야! 밥 한 수저 물에 말아 드셨는데... 마지막 한 모금이 넘어가지 않아 울컥 토해내십니다. 연하운동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것일까? 혈압은 여전히 190/60을 벗어나지 못하시고... 용량을 늘린 강심제 덕분에 숨이 가쁘다는 호소는 조금 줄어 안정되었습니다. 엊그제는 ... 여기저기 아프니까 .. Fact&Fiction/엄마와의시간여행 2014.07.26
엄마가 지키려는 인간의 존엄 화장실을 들락거리시며 숨이 차다고 하시는 엄마에게 난 또 언성을 높였습니다. 패드를 사용해서 화장실 다니는 위험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입니다. 엄마는 패드착용을 무지하게 싫어하시지만 간병하는 입장에서 생각하면 편리하고 안심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엄마가 심하.. Fact&Fiction/엄마와의시간여행 2014.07.21
60년쯤 전의 어처구니없는 사건 나는 지금까지 왜 소아마비에 걸렸는가라는 근본적인 의구심을 품지 않고 살아왔다. 내가 장애인이므로 어떻게 살아야하는가에 대한 수없는 질문에 비하면 왜 소아마비에 걸려서 장애인이 되었는가에 대한 이유는 의문조차 갖지 않았다. 하나님이 나를 이렇게 살아가도록 한 것이라고 .. Fact&Fiction/엄마와의시간여행 2014.07.13
우리 엄마의 대화법 ‘어머니 보고 싶어 왔어요!’ 큰 아들이 말하면... 화들짝 웃으면서 즐거움의 목소리 톤을 올리는 엄마! ‘엄마 괜찮아요?’ 퇴근한 작은 아들이 물으면... 괜찮다며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고 미소 짓는 엄마! ‘엄마 좀 어때요?’ 작은 딸의 전화목소리에는... 많이 좋아졌다며 걱정하지 .. Fact&Fiction/엄마와의시간여행 2014.07.05
숨이 가쁜 엄마 엄마는 지난 5월에 막내네 집을 방문하여 사위가 시무하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셨고, 6월에는 도봉제일교회를 다녀오셨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었던 일들이라며 그것 말고는 더 이상 하고 싶은 일이 없고, 또한 할 수 있는 일도 없으시단다. 최근 2개월간에 몸과 마음이 급하게 노쇠하여 .. Fact&Fiction/엄마와의시간여행 2014.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