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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붕식구들의 태국여행(2023)] 농눗빌리지

2023.08.17.목(1) 농룻빌리지 6시 전에 잠이 깨서 뒤척이다가 일어났다. 도토리가 수영장에 가고 싶다고 해서 준비하고 같이 나섰다. 수영장은 7시부터 오픈한단다. 가는 길에 또 사진 한방. 이번에는 둘이서... 아침 수영장 풍경은 차분하고 아름다웠다. 수영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며, 자유롭지 못했던 내 젊은 날의 모습을 소환해 보았다. 꺾인 꿈을 부여잡고 어쩔줄 몰라하는 안타까운 모습이 떠오른다.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슬픔 속에서 헤메던 시절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아주 단순하고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듯 살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내 모습이 감사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시간을 즐긴다는 것, 공간을 즐긴다는 것, 삶을 즐긴다는 것,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단 하나의 조건은 사람이다..

[한지붕식구들의 태국여행(2023)] 파타야로

2023.08.16.수(2) 파타야로 아유타야 유적지를 떠나, 파타야로 향하는 길 초입에서 식당으로 이동했다. 점심은 씨푸드였다. 싱싱한 새우를 골라서 요리를 부탁하고, 다양한 태국 음식으로 메뉴를 정했다. 식사를 마친 후에 바로 파타야로 향했는대, 200km 넘는 길이를 달리는 버스 속에서 여지없이 또 멀미를 했다. 두짓타니 파타야 호텔에 도착할 때까지 정신이 없었다. 너무 힘들었다. 힘들다는 말이 하기 싫어 숨기려했는데, 얼굴이 하얗게 변해있어서 누구나 다 알 지경이 되었다. 토하기 일보직전에 버스에서 내려, 체크인을 하기 위해 8층 리셉션으로 올라갔다. 거기서는 호텔에서 바로 연결된 파타야 비치가 원히 보였다. 그러나 멀미와 요통으로 그 풍경을 즐길 수 없었다. 정신이 하나도 없고 어지러워서 비몽사..

[한지붕식구들의 태국여행(2023)] 아유타야 유적지

2023.08.16.수(1) 아유타야 든든한 조식 후, 체크아웃하기 위해 짐을 다 정리해서 싸놓았다. 이번 여행은 아침에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스케줄이어서 좋다. 물론 우리 방이 언제나 꼴찌지만 말이다. 오늘은 아유타야 역사 공원에 있는 유적지 세 곳을 들리고, 파타야로 갈 예정이다. 버스는 방콕을 떠나 아유타야로 향했다. 유적지로 가는 길에서 다시 찬송이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각자가 좋아하는 찬송을 추천해서 함께 불렀다. 마음이 평안해지는 시간이었다. 아유타야는 방콕에서 100km 떨어진 곳으로, 1350년에 세워진 아유타야 왕조 시대의 수도이며 태국 역사상 가장 번성했던 도시다. 417년 동안 5개 왕조에서 온 33명의 왕의 고향이었던 이 도시는 상업과 쌀 생산의 번영으로 인도, 중국, 중동 사이의 ..

[한지붕식구들의 태국여행(2023)] 로얄 오키드 쉐라톤 호텔 건너편 도심

2023.08.15.화(3) 로얄 오키드 쉐라톤 호텔 건너편 깐짜나부리에서 3시간 걸려 방콕의 호텔로 돌아왔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야 했다. 바로 강 건너편 화려한 도심 속으로 들어갈 예정이어서, 백팩을 가볍게 하고 호텔과 연결되어 있는 선착장으로 갔다.  쉐라톤 호텔에서 운영하는 배를 타고 강을 건넜다. 그곳은 젊은이들과 관광객이 모여드는 활기찬 거리였다. 습기와 열기로 가득 찬 길에서, 활보하고 있는 무리를 헤치고 지나가, 높은 빌딩 안으로 들어갔다. 출입문을 경계로 하여 체감 온도가 완전히 달랐다. 유명하다는 샤브집으로 갔다. 배가 꺼지지 않은 상태라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간단하게 먹기로 하고 들어갔는데, 뜨거운 국물이 있는 음식 앞에 앉으니 또 조금은 먹을만 하다. 식욕이란..

[한지붕식구들의 태국여행(2023)] 깐짜나부리 - 보트 투어

2023.08.15.화(2) 깐짜나부리 – 보트 투어 콰이강의 다리 바로 옆에 있는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계단을 통해 음식점으로 내려갔는데, 흐르는 물을 보니 또다시 멀미가 느껴졌다.  음식은 화려하고 풍부하나 먹기가 겁났다. 할 수 없이 강물을 등지고 돌아앉아서 식사를 했다.  점심 식사 후의 보트 투어는 기분을 업시켰다. 보트를 타고 바람을 가르며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 보트에서 내려 땅 위로 올라왔다. 먹구름이 몰려오는 것이 보이더니 금방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콰이강의 다리 위에서 인증사진도 못 찍고, 급히 양산을 꺼내 썼다. 셔터를 내리는 상가들과 한가해진 거리를 보며 스콜의 위력을 실감했다. 우리는 쏟아지는 빗속을 탈출해 버스에 올랐다.  비를 피하며, 땀..

[한지붕식구들의 태국여행(2023)] 깐짜나부리 - 기념묘지와 콰이강의 다리

2023.08.15.화(1) 깐짜나부리로 아침 6시에 눈이 떠졌다. 한국 시간으로는 8시다. 보조기를 신고 핸드폰을 들고 창가로 갔다. 잠에서 깨면 아침 날씨를 살피며 숙소 주변을 찍는 것은 습관이다. 일찍 일어나 헬스에 다녀온 도토리와 함께 늦은 조식을 먹으러 갔다. 다른 형제들은 벌써 식사를 마치고 심난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사건이 하나 생겨서다. 막내가 식당에서 넘어져 입술이 터지고, 무릎이 멍들고 앞니가 살짝 깨진 것이다. 호텔 간호사가 와서 응급처치를 해주었지만, 막내가 넘어졌다는 사실이 너무 속상했다. 그래도 그녀는 오히려 걱정하는 식구들을 걱정하며 웃고 있다.  식사 후 깐짜나부리로 떠날 준비를 하고 9시에 버스에 올랐다. 입속에 연고를 바르고, 얼음찜질을 계속하고, 멍 풀리는 연고를 ..

[한지붕식구들의 태국여행(2023)] 리버 시티 디너 크루즈 투어

2023.08.14.월(3) 리버 시티 디너 크루즈 투어 긴 시간을 버스로 달려 방콕 로얄 오키드 쉐라톤 호텔에 도착했다. 체크인 수속을 한 후, 가방은 그대로 놔두고 배정받은 방으로 들어갔다. 너무 피곤해서 아무 생각없이 잠시 침대에 엎드려있다가 딩동 소리에 깜작 놀라 일어나서 팁을 챙겼다. 태국은 팁문화가 발달되어 있어서 벨보이에게도 당연히 신경을 써야 한다.  가방을 받고 편한 자세로 호텔 안과 밖을 살펴보았다. 창문으로 보이는 너무 멋진 풍경에 기분이 확 달라졌다. 정말로 멋진 풍경이었다. 다음 스케줄은 크루즈 승선이다.  2시간 30분 동안의 선박 투어다. 방콕을 가로지르는 짜오프라야강의 야경을 즐기며 저녁 식사를 할 예정이다. 미리 위 기능 조절제와 진통제를 먹고 나섰다. 호텔과 연결된 통로로..

[한지붕식구들의 태국여행(2023)] 왓포사원

2023.08.14.월(2) 왓포사원 기다리던 관광버스가 도착했다. 버스를 타야 하는데, 계단이 높고 여러 개다. 난감했다. 하지만 오르내릴 수밖에 없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라 무릎이 약한 사람들 모두 힘들 것이다. 도움을 받아 버스에 오르니 대형버스라 좌석이 널널했다. 한 사람씩 편하게 앉았는데, 우연히 세상에 나온 순서대로 앉게 되어 모두 웃었다.  원래 태국에서의 첫 번째 탐방지는 왕궁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도착한 시간과 왕궁 입장 마감시간의 차이가 여유롭지 않아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는 왓포사원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왓포사원으로 가는 동안 안내자는 김밥 과일 도시락과 직접 구운 브라우니 케익을 준비해 주셨다. 나는 망고스틴으로 이미 에너지를 충전한 상태고, 멀미가 걱정되어 음식 먹기를 사양했다..

[한지붕식구들의 태국여행(2023)] 방콕으로

여행 다녀온 지 5일째인데, 겨우 오늘 오전에야 캐리어 가방 정리를 마무리했다. 더운 나라에 가서 땀을 많이 흘려서 그런지 아니면 체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일상으로의 회복이 너무 더디다. 땀에 젖은 여행 빨래도 조금 전에 마치고 제습기를 틀어 놓고 말리고 있다. 세탁기도 돌리지 못하고 있었던 것을 보면, 게으르다기보다는 여력이 없다는 말이 맞을 듯하다.  차일피일 미루던 목욕재계도 마쳤다. 씻을 힘이 없었다고 하면 이해할 수 없는 말이라 하겠지만, 보조기를 벗고 움직여야 하는 모든 일은 시도하는 것부터 힘겹다. 다른 이에게 호소하는 것조차도 지루하고 무미한 일이라 혼자 새기고 지나갈 뿐이다. 그리고 오늘 그 어려운(?) 일을 일단 실행했다. 어차피 할 일이었지만 말이다. 오자마자 해야 할 일들을 늦게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