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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저는 제 주장을 거두어들이고 (욥기 42 : 6)

이전에 나는 자주 욥의 주장에 동의하곤 했다.  - (욥기 30:19) 하나님이 나를 진흙 속에 던지시니, 내가 진흙이나 쓰레기보다 나을 것이 없다. 이렇게 욥이 마지막으로 자기를 변론한 후, 그다음 다음에 주께서 욥에게 폭풍이 몰아치는 가운데서 대답하셨다. - (욥기 40:1~5) 주께서 또 욥에게 말씀하셨다. 전능한 하나님과 다투는 욥아, 네가 나를 꾸짖을 셈이냐? 네가 나를 비난하니, 어디, 나에게 대답해 보아라.  그 때에 욥이 주께 대답하였다.  저는 비천한 사람입니다. 제가 무엇이라고 감히 주님께 대답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손으로 입을 막을 뿐입니다. 이미 말을 너무 많이 했습니다. 더 할 말이 없습니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이다. - (욥기 42: 6) 그러므로 저는 제 주장을 거두어들이..

황당한 꿈

황당한 꿈 요즘 이승윤이라는 뮤지션이 핫하게 뜨고 있다. 나는 그를 볼 때마다 알 수 없는 애잔함을 느낀다. 무슨 이유일까. 겉으로 드러나는 유약한 모습 속에 감추어진 날카로운 예리함 때문일까. 웃으면서 꾸물거리며 말하는 그의 화법에서 수많은 갈등 속에서 빚어진 언어습관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언어 속에 숨어있는 그의 꿈과 현실의 부조화가 보여서 안타깝고,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르는 그 만의 예술 세계가 궁금해서 걱정된다. 쓸데없는 걱정인 줄 알면서도 마음 가는 것이 정말 이상하다. 어쩌면 세파에 물들지 않은 청렴한 목사의 아들이라는 그의 배경을 알고 나서부터 생긴 동병상련인지도 모르겠다. 며칠 전 늦은 밤, 친구가 보내준 유튜브 화면에서 그를 보았다. 독특한 매력을 풍기고 있는 어린 뮤지션의 앞날을 걱정..

영화 - 두 교황

영화 은 자진 사임으로 바티칸을 뒤흔든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그 뒤를 이은 교황 프란치스코의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다. 페르난도 메이렐레스가 감독했다. 독일의 추기경이었고 전통을 중시하는 보수적 종교인 베네딕트16세 역의 안소니 홉킨스와 개혁주의자이며 아르헨티나 추기경으로 첫 남미대륙 출신의 현 교황 프란치스코 역의 조나단 프라이스가 이끌어가는 품격있는 대화로 인해 두 시간 넘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신의 목소리를 기다리는 한 사람의 인생 드라마라고도 할 수 있다. 베르고글리오는 세상의 시선을 다양하게 수용하며, 낮은 곳에 있는 사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교회가 가진 권력을 내려놓을 줄 아는 사람으로 표현되었다. 교황이 된다는 것은 순교자가 된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차분함 속에서 타협과 변화의..

스승의 날에 노란 장미

변치 않는 우정을 나누어 주고 있는 제자(?)들에게 감사하는 하루!! 노란 장미 꽃다발 속에는 마음을 울리는 메시지가 담겨있고, 점심 식사를 함께 나눈 식탁 위에는 아름다운 언어가 가득하고. 꽃이 담긴 화분에는 기쁨과 감사가 싹트고 있다. 이렇게 듬뿍 사랑을 받아도 괜찮은지 덜컹 겁이 난다.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내려놓은 것 같은 욕심이 넘치는 사랑 덕분에 다시 고개를 들까 봐 걱정이다. ㅎ.. ㅎ..

나도 카네이션을..

며칠 전에... 교회 목자님이 카네이션 꽃병과 여러 가지 선물을 들고 우리 집에 오셨더랬다. 마음이 참 예쁜 권사님이시다. 미안해하는 나에게, 자기가 받은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 커서 조금 흘려보내는 것뿐이란다. 가족이 되어주겠다는 한편의 설교에 이끌리어 운정교회에 등록을 했는데, 어떤 손길을 통해서든지 지켜지는 것 같아 나로서는 감사할 뿐이다. 빨간 카네이션 두 송이를 요기조기 돌려가며 혼자 사진찍기 놀이를 했다. 꽃은 마음에 여유를 가져다 준다. 어제는... 도토리가 ‘3+1’이라는 말로 점심 식사에 나를 초대했다. 자기네 세 식구와 나를 묶음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고맙기도 하다. ㅎ..ㅎ.. 헤이리에 가서 맛있는 식사도 하고, 선물도 받았다. 예쁜 다육도 사주겠다고 하는데, 평소에 필요했던 작은 국자..

영화 - 밤에 우리의 영혼은

밤에 우리 영혼은(Our Souls at Night) 남을 신경 쓰며 살아야 했던 시간을 지나와서, 이제는 자신의 감정을 돌보며 살기로 하는 70대 두 주인공의 우정과 애정을 다룬 영화 은 나이듦에 대한 아름다운 서사다. 로버트 레드포드와 제인 폰다 주연으로, 먼 나라의 선남선녀 이야기 같은 스토리가 현실과는 거리감이 느껴지고, 거기다가 생소한 시작점은 우리의 정서로는 받아들이기가 조금 어려웠지만, 나이 든 두 배우가 너무 멋지고 아름다워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설렐 정도였다. 어두컴컴한 방에서 혼자 식사를 하고 있는 늙은 노인의 뒷모습이 서서히 드러나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지독한 외로움으로 질식할 것 같은 고독의 순간이다. 곧이어, 또 다른 외로운 노인이 찾아와 같이 잠을 자 줄 수 있느냐고 머뭇거..

거꾸리

재활스포츠센터에서 줌으로 하는 운동이 과격해지니까 몸이 더 힘들어졌다. 앉아도, 일어서도, 누워도 통증과 저림이 사라지지 않아 고통스럽다. 운동도 멈추고 살살 다루며 살아가려고 하지만, 갑자기 기침이라도 할라치면 겁부터 난다. 재채기조차 엄청나게 허리에 무리를 주니 몸을 도사리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물리치료나 약물치료가 어느 정도 도움은 되겠지만, 내가 아는 상식선에서 해결하려다 보니 자꾸 미루게 된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요의나 변의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가 오면 그때 수술하는 방법을 고려해보기로 하고, 적절한 운동을 하며 견디려고 한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보았다. 그중에 하나가 거꾸리 운동인 것 같아 기구를 구입했다. 아직 익숙하지..

영화 - 자기 앞의 생

에도아르도 폰티가 감독한 영화 은 에밀 아자르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주인공 모모라는 소년의 성장이야기다. 소피아 로렌이 마담 로사 역으로, 이브라히마 게예가 모모 역으로 열연했다. 아우슈비츠에 끌려갔다가 살아 돌아온 유태인, 버림받은 창녀의 자식들, 인종적으로 차별받는 아랍인, 아프리카인 등 이 세상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는 밑바닥 삶을 살아가는 불행한 사람들의 슬픔과 고독과 사랑을 어린 소년 모모의 시선으로 그려냈다. 세상의 중심으로부터 이탈하여 소진되어가는 삶에 괴로워하고 슬퍼하는 사람들이지만 이 소외된 사람들은 모두 모모라는 소년을 일깨우는 스승들이다. 이들을 통해 모모는 삶을 당당하게 마주하며 그 안의 상처까지 보듬을 수 있는 법을 배워나간다. 후반부의 장면이 인상 깊었다. 로자 아줌마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