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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마 6 : 31)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마태복음 6 : 31)'는 성경 말씀을 기억하면서도, 나는 지금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를 염려하고 있다. 젊었을 때는 거의 하지 않던 염려다. 이렇게 나이가 드니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외에는 염려할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그중에서도 '무엇을 먹을까'라는 걱정을 제외하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다른 큰 별일이 없는 이런 상황을 오히려 감사해야 하는 것일까?

202103(5) 제주도 - 집으로

2021.03.22.(월) 7시에 일어나 과일과 달걀로 아침을 간단히 먹고, 돌아갈 준비를 했다. 이번에는 배낭을 짐으로 부칠 수 있게 정리한 후 잠금장치가 없는 배낭이므로 여러 가닥의 실로 붙들어 맸다. 비행기와 차에서 필요한 것들은 가볍고 작은 비닐헝겊 배낭에 따로 챙겨 넣었다. 8시 50분에 숙소에서 출발. 제주도 동북부 해안을 따라 공항으로 간다. 눈덮힌 한라산도 보이고, 흐드러지며 날리는 벚꽃잎도 보인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바다색이 더 예쁘다. 렌트카 사무실 주변에서 주유하고, 사무실로 들어가 차 점검을 받은 후 반납하고, 셔틀버스 타고 제주공항에 도착. 도토리는 공항 근처 올레길을 좀 더 걷다가 늦은 비행기를 타고 천안으로 간다고 하여 헤어지고, 우리는 간편인증을 위해 손바닥을 등록하고, ..

202103(4) 제주도 - 올레길 2코스 주변에서

2021.03.21.일 7시 30분에 도토리랑 함께 주일 아침 영상 예배를 드렸다. 예배를 마치고 구운 달걀, 바나나, 사과 주스로 아침 식사를 한 후 대충 준비하고 나섰다. 날씨는 좋은데 바람이 꽤 분다. 바람 많다는 제주 날씨답다. 올레길 2코스 출발지인 광치기해변으로 갔다. 아침 일찍 나온 여인들이 천리향과 한라봉을 팔고 있다. 도토리 부녀는 떠나고 우리는 천리향 한 봉지를 사 들고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유채꽃밭을 지나, 다리를 건너, 넓은 길을 운전해서 돌아오는 길은 한적하고 아름다웠다. 호텔방에서 천리향 하나를 까먹으며 잠시 혼자의 여유를 즐겨본다. 올레길 걷는 식구들의 속도에 맞춰 점심 장소와 시간을 정하기로 했으니 연락이 올 때까지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있으면 된다. 2코스 마지막 지점 ..

[영태리집] 계절의 변화

앞마당 한 귀퉁이에 의연하게 서 있는 자두나무에는 상아빛 꽃이 만개했다.아침마다 유리창 문을 통해 인사를 건네는 다정한 내 친구다. 아담한 자태로 홀로 서서 묵묵히 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고 듬직해서...바라볼 때마다 나는 위로를 받는다. 거의 2주 만에 현관문을 열고 마당으로 나왔다.계절의 변화를 실제 공기로 접하니 자유롭고 한가하다. 집 뒤 공장쪽으로 돌아가 보았더니 파란 하늘이 눈으로 들어 온다. 가을 하늘 같은 봄 하늘이다. 옆집 공장에도 역시 봄이 찾아왔나 보다. 검은 가지 끝에는 연두잎이 삐죽 돋아나 있고, 개나리는 활짝 펴 흐드러졌다.

[출판] 9th : 전자책 <나, 목사의 아내 / 한정혜>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리는 끝이 보이지 않는 혼란을 겪고 있다. 모두가 고통을 감수하며 코로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고 있던 와중에 방역조치를 제대로 따르지 않는 일부 교회와 지도자들의 잘못된 대처로 기독교가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이렇게 예민한 시기에 목회자의 아내로 살아가고 있는 막내아우의 이야기를 전자책으로 펴내게 되어 의미가 새롭다. 이 작업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해 2월에 원고를 받고 시작했다.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서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로하고, 용기를 불어넣어 주며, 따스한 온기를 느끼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교정보고 준비하며 책을 엮었다. 제목은 다. 선언적으로 들리는 제목을 통해 하나님 앞으로 더 ..

자가격리 형태의 삶

자가격리 형태의 삶 4월 3일. 내가 영태리로 주거독립을 이룬지 만 3년이 되는 날이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는 앞마당에 꿋꿋하게 서 있는 자두나무에는 상아빛 꽃이 만개했다. 아직 꽃비는 내리지 않는다. 제주 4.3사건 73주년을 맞아 희생자 추념식이 거행되고 있는 4.3평화공원에는 무지개가 떴다고 한다. 계획했던 식사 모임을 기약 없이 미루고 말았다. 주변이 좀 안정되고 마음이 편해질 때 즐겁게 만나자고 어쭙잖은 핑계를 댔다. 감염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 거리 두기 방역 조치도 다시 3주 연장되었고, 도시락을 준비해 오겠다는 말도 부담되는 등 이런저런 이유로 마음이 복잡해져서다. 음식점에 나가서 먹든지 배달음식을 시켜서 먹을 생각도 해봤지만 다 마음이 편치 않았다. 집에 오신 손님을 맘 편히 식사 대..

매일 내가 읽고 있는 엄마의 성경책

아침마다 엄마의 성경책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읽는다. 새번역성경으로 다시 읽을까 하다가, 이번에는 엄마가 읽으시던 성경책을 꺼내 읽기로 했다. 큰글자이며 관주까지 들어있어 엄청 무겁다. 엄마는 이 성경책을 앞에 놓고 매일 몇 시간씩 읽으셨다. 하루에 정해놓은 양을 다 읽으셔야 마음 가벼워하셨고, 그렇게 읽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양이 많아져 돌아가시기 전 몇 해 동안은 4~5회 정도를 통독하셨다. 거의 매일 매시간 성경을 읽으셨다는 이야기다. 엄마는 성경 말씀이 무척 재미있다고 하셨다. 성경 속에는 엄마가 간직하고 싶으셨던 애장품(?)이 들어있었다.

202103(3) 제주도 - 성산일출봉 주차장

2021.03.20. 토(2) 성산일출봉 주차장 도토리 부녀를 보내고 작은 올케와 나는 성산 일출봉으로 주차장을 향해 갔다. 바다가 바로 내려다보이는 위치에 주차를 시킨 후 도토리 부녀를 기다리기로 했다. 올레길 1코스의 막바지 지점인 성산일출봉 주차장에서 딸과 남편을 기다리던 작은올케는 남은 거리는 그들과 함께 걷겠단다. 잠시 후 도토리 부녀는 도착했고 세 식구는 마지막 도장을 찍는 곳으로 떠났다. 혼자 남은 나는 주차장 주변을 맴돌다가 작은 절이 있는 곳으로 올라갔다. 절에서 내려와 커피 한잔을 사 들고, 바다가 보이는 곳에 세워놓은 자동차 속으로 들어갔다. 안 걷다 걸어서인지 발가락까지 모두 쥐가 나고 다리가 떨린다. 경련을 일으키는 몸을 견디며 홀로 지내는 시간이 많다 하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03(2) 제주도 - 제주올레길 관광 안내소로

2021.03.20. 토(1) 아침에 일어나 호텔방 창문과 방충망을 열고, 창밖의 공기를 마시며 여행 중에 만나는 생소한 풍경을 즐긴다. 그리고 그 분위기를 사진에 담는 것이 나의 첫 번째 일과다. 우리가 묵은 코업시티호텔 성산은 제주국제공항에서 차로 약 1시간가량 소요되는 거리에 있다. 주변 관광명소로는 걸어서 약 8분 거리에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성산일출봉이 자리하고 있으며, 차로 약 5분 거리에 우도로 가는 배가 있는 성산포 종합 여객 터미널이 있다. 또한, 차로 약 10분 거리에 연풍연가 촬영지로도 유명한 섭지코지가 있다. 다른 식구들은 아침 식사를 하러 나가고, 나는 혼자서 평상시와 같이 달걀과 사과로 조식을 마쳤다. 모두 나갈 준비를 마치니 8시 30분. 동생은 올레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66세... 생일축하

66세... 생일 축하 오늘은 지인들이 전해주는 생일축하 메시지로 행복한 하루를 열었다. 어제도 그랬다. 나의 태어남을 축하해 준 사랑하는 형제자매조카들, 우정 깊은 친구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형제들이나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더 행복한 순간은 없는 것 같다. 충분히 사랑받은 느낌이 이런 것인가 보다. 살아있음의 신비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나이 들어서 그리고 혼자 살면서 알게 된 깨달음이다. 그들 덕분에 아직까지는 홀로 사는 노년의 삶이 그리 쓸쓸하지는 않다. 생일축하가 부담스럽지 않은 나이가 되어서 그런지, 기억하고 축하해준 지인들의 사랑으로 인해 행복함을 만끽한 하루다. 특히 이번 생일에는 축하받고 싶은 사람들 모두에게서 축하를 받았다. 불특정 다수가 아닌, 서로에게 지지가 되어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