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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 제주도(2) - 제주관아와 시인의집

2021.10.22.(금) 호텔에서 간단하게 조식을 마치고 올레길 18코스 출발지 근처인 제주목 관아로 갔다. 도토리 부녀를 올레길 시작점으로 보내고 우리는 관아로 들어갔다. 탐라국시대부터 주요 관아가 설치되어 있었다고 하고, 조선시대의 관아시설은 총 58동 206칸의 규모였다고 한다. 오르기 쉬운 오름이라고 하여 사라봉을 찾아갔으나 언감생심. 차를 돌리고 쉴만한 카페를 찾아 나서야 했다. 카페가 아니더라도 물멍할 곳은 꽤 많아 보였다. 네비의 안내를 받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이라는 카페로 갔다. 책들이 쌓여있고, 테이블 위에는 시집이 놓여 있다. 뜨거운 쌍화차를 마시며 창문을 앞에 두고 바다를 바라보는 동안 물고기가 나와서 인사를 하고, 물오리도 나와서 반겨주었다. 바로 눈앞에서 팔뚝만 한 물고기가 ..

202110 제주도(1) - 출발

2021.10.21.(목) 올 들어 세 번째 제주여행은 10월 21일에 떠나서 25일에 돌아올 예정이다. 4박 5일의 일정이니 며칠 동안 집 비울 준비는 해야 한다. 그런데 바로 전 날이 되어서야 마음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화분에 물 주고, 하수구에 약 뿌리고, 음식물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는 미리 내다 놓았다. 파주는 최저 0도에 가까우면서 추운데, 제주는 최고 20도가 넘는다고 한다. 70년 가까이 살아도 여전히 날씨와 옷의 관계에 대하여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기온을 생각하면서 몇 가지 겉옷과 속옷을 챙기고, 세면도구들을 준비했다. 짐뿐만 아니라 마음도 가볍게 집 떠나 보자는 생각이다. 요즘은 맛있는 음식을 누군가와 같이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목적은 어느 정도 완수한다는 생각이 든다. ..

(e-Book) <기록과 셀프퍼블리싱>

은 나의 여섯 번째 전자책이며, 도서출판 참북스에서 펴내는 열 번째의 전자책이다. 가제는 ‘기록과 편집의 길’이었다. 기획을 시작할 때부터 제3의 인생, 인생 3막, 어쩌면 인생 3막 등을 부제로 챙겨두었었다. 일종의 자전적 기록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했는데, 중간에 맘이 바뀌어 인생 3막에 관한 이야기로 마무리했다. 내 삶의 기록이라는 차원을 벗어나 의미 있는 인생 후반 삶의 길을 표현하고 소개하는 글로 엮고 싶어서였다. 본문에서는 시니어 전자출판 창업교육 내용을 나 나름대로 자세하게 정리하여 소개했고, 1인 출판사를 창업하는 과정부터 책을 출간해서 유통사에 올리는 과정까지의 자료를 수집하여 상세하게 설명했다. 또한, 출판계에서 나 스스로 배우고 경험한 것들도 함께 열거해 놓았다. 3부에서는..

소국

추석 전주에 지인이 소국을 들고 방문하셨다. 거실에 며칠 놓아두며 소국 향을 즐겼다. 그런데 얘네들이 여기서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까. 지금은 집안에서 가을을 즐길 수 있게 해주어서 좋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쩔 수 없이 말라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시들기 전에 마당에 옮겨 심어야 할 것 같아서, 생각난 김에 세 개의 작은 화분을 들고 마당으로 나갔다. 작약 옆에 억지로 쭈그리고 앉아, 호미로 흙을 파서 구멍 세 개를 만들었다. 그리고 화분에 있는 흙째 땅에 심었다. 나에겐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흙을 만지며 해냈다는 즐거움이 생겼다.  해냈다는 즐거움만으로 뒤돌아서기에는 뭔가가 부실한 것 같아, 고구마밭에 있는 흙을 파다가 북돋워주고 물을 주었다. 잔디가 오래도록 뿌리를 내리고 있는 땅이라..

도서 - 진보적 노인 / 이필재

진보적 노인 / 이필재 지음 머리에 머무는 건 단지 지식일 뿐이고 공감을 할 때 비로소 가슴으로 알게 되죠. 그런데 스스로 움직여 행동으로 옮기는, 딱 그만큼이 바로 나입니다. p124 어쨌거나 감사는 매직이고, 겸손은 무적이다. p126 덜 먹고살겠다고 마음먹으면 사실 두려울 게 없다. p148 진보란 약자 편에 서는 것 p212 기독교 신자로서 나의 자부심은 내가 믿는 예수가 지상에서 약자 편에 섰다는 것이다. p217 진보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약자를 보호하는 건 우리 사회의 쇠락을 막는 길이다. p218 전쟁과 분단 체제라는 질곡에 빠져 대한민국은 북한과 미국에 대한 입장이 진보, 보수를 가르는 기준이 됐지만, 보수주의의 고얗인 유럽에서 보수, 진보를 가르는 건 경제나 복지 문제이다. 안보를 지키고..

2021-08 제주도(8) 집으로

2021. 08. 30(월) 5시 30분 기상, 대충 씻고, 짐을 들고나와 택시를 탔다. 제주시의 아침 분위기는 침착하다. 4박 4일 같은 5박 6일의 제주여행 일정이 끝나간다. 공항에 도착해서 탑승절차를 마치고, 아침은 1인분 시켜서 도토리랑 반씩 나누어 먹었다. 게이트 앞에 앉아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여행을 마친 얼굴을 증명사진 찍듯 셀카로 핸드폰에 남겼다. 이번 여행은 비행기 시간이 연기되거나 게이트가 바뀌는 일이 없이 진행되었다. 다시 동생찬스로 넓은 앞 좌석에 앉아 멍때리고 있는 사이 김포에 도착했다. 좌석에서 일어나 걸으려고 하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아 한참을 고통스러워하다가 걸어 나왔다. 걸을 수 없게 되는 상황은 상상만 해도 두렵다. 몸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자꾸 말하는 것 같다. ..

2021-08 제주도(7) 임무 완성

2021. 08. 29(일) 올레길 16코스 시작점에서 4Km 떨어진 곳이 호텔이어서 오늘의 시작은 숙소부터란다. 아침 일찍 일어나 과일과 달걀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7시 30분에 도토리를 내보냈다. 혼자 남아 짐 정리를 다 해놓고 퇴실 준비까지 마무리한 후에, 식탁에 앉아 영상으로 2부 예배를 드렸다. 도토리 부녀를 만나기로 한 시간에 맞춰서 여유있게 체크아웃을 하고, 올레길 16코스 마지막 도장 찍는 곳으로 가서 나무그늘에 주차를 하고 부녀를 기다렸다. 드디어 나타났다. 내 임무는 여기서 완성이다. 어디에서 점심식사를 할까를 고민하다가, 며칠 동안 해안가를 오가며 만났던 메밀국수집을 찾아가기로 했다. 메뉴 중에는 메밀국수뿐만 아니라 갈비탕도 있어서 맛있게 먹었다. 오늘은 렌트카를 돌려주는 날이라서..

2021-08 제주도(6) 남쪽으로

2021. 08. 28(토) 오늘의 올레길 일정은 일찍 마무리되었다. 오후 시간은 여유있게 드라이브하며 휴가 기분을 만끽하기로 하고 남쪽으로 무작정 내려갔다. 풍차도 만나고, 용설란도 만나고, 돌하루방도 만난다. 신창풍력단지를 돌고, 산방산 쪽으로 내려가다가 김대건신부 제주표착 기념성당 앞을 지났다. 제주도 서쪽 끝이라는 차가도를 향해 가다가 해안가에 솟아있는 조그만 봉우리 수월봉으로 갔다. 작은 올케의 추천으로 수월봉 지오트레일을 만나는 곳으로 조금 걸어들어갔다. 해안과 닿아있는 봉우리의 절벽은 화석층이 뚜렷하게 나타나 아름다움과 신비함을 느끼게 한다. 수월정 전망대에서 보는 낙조가 아름답다는데 사진만 찍고 돌아섰다. 낯 설은 풍경을 뒤로 하고 숙소를 향해 달려간다. 겉으로 보이는 한적한 제주풍경은 마..

2021-08 제주도(5) 사진찍기 놀이

2021. 08. 28(토) 눈을 뜨면서 여기가 집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도 오랜만이다. 피곤하긴 하다. 어제 삶아놓은 달걀과 먹다 남은 햇반으로 아침을 간단히 먹고 한림항으로 내려갔다. 부녀를 한림항 올레길 시작점에 내려놓고 올라가다가, 작은올케에게 바다 풍경을 보여주고 싶어서 해안도로를 향해 좌회전을 했는데, 아뿔사 다시 한림항으로 가는 길이었다. 이왕 올레길 코스로 들어온 김에 걷는 부녀 만나서 힘을 북돋워 주려고 걷는 사람들을 눈여겨보며 지나갔지만, 역방향으로 가는 길에서는 만나지 못했다. 다시 시작점으로 가서 해안도로를 타고 돌아오면서 전화로 위치 확인하고 잠시 만나 한바탕 웃으며 응원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평온했다. 오전 시간이어서 그런가 보다. 속도제한으로 운전이 조금 수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