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우리나라(2) 155

2021-08 제주도(7) 임무 완성

2021. 08. 29(일) 올레길 16코스 시작점에서 4Km 떨어진 곳이 호텔이어서 오늘의 시작은 숙소부터란다. 아침 일찍 일어나 과일과 달걀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7시 30분에 도토리를 내보냈다. 혼자 남아 짐 정리를 다 해놓고 퇴실 준비까지 마무리한 후에, 식탁에 앉아 영상으로 2부 예배를 드렸다. 도토리 부녀를 만나기로 한 시간에 맞춰서 여유있게 체크아웃을 하고, 올레길 16코스 마지막 도장 찍는 곳으로 가서 나무그늘에 주차를 하고 부녀를 기다렸다. 드디어 나타났다. 내 임무는 여기서 완성이다. 어디에서 점심식사를 할까를 고민하다가, 며칠 동안 해안가를 오가며 만났던 메밀국수집을 찾아가기로 했다. 메뉴 중에는 메밀국수뿐만 아니라 갈비탕도 있어서 맛있게 먹었다. 오늘은 렌트카를 돌려주는 날이라서..

2021-08 제주도(6) 남쪽으로

2021. 08. 28(토) 오늘의 올레길 일정은 일찍 마무리되었다. 오후 시간은 여유있게 드라이브하며 휴가 기분을 만끽하기로 하고 남쪽으로 무작정 내려갔다. 풍차도 만나고, 용설란도 만나고, 돌하루방도 만난다. 신창풍력단지를 돌고, 산방산 쪽으로 내려가다가 김대건신부 제주표착 기념성당 앞을 지났다. 제주도 서쪽 끝이라는 차가도를 향해 가다가 해안가에 솟아있는 조그만 봉우리 수월봉으로 갔다. 작은 올케의 추천으로 수월봉 지오트레일을 만나는 곳으로 조금 걸어들어갔다. 해안과 닿아있는 봉우리의 절벽은 화석층이 뚜렷하게 나타나 아름다움과 신비함을 느끼게 한다. 수월정 전망대에서 보는 낙조가 아름답다는데 사진만 찍고 돌아섰다. 낯 설은 풍경을 뒤로 하고 숙소를 향해 달려간다. 겉으로 보이는 한적한 제주풍경은 마..

2021-08 제주도(5) 사진찍기 놀이

2021. 08. 28(토) 눈을 뜨면서 여기가 집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도 오랜만이다. 피곤하긴 하다. 어제 삶아놓은 달걀과 먹다 남은 햇반으로 아침을 간단히 먹고 한림항으로 내려갔다. 부녀를 한림항 올레길 시작점에 내려놓고 올라가다가, 작은올케에게 바다 풍경을 보여주고 싶어서 해안도로를 향해 좌회전을 했는데, 아뿔사 다시 한림항으로 가는 길이었다. 이왕 올레길 코스로 들어온 김에 걷는 부녀 만나서 힘을 북돋워 주려고 걷는 사람들을 눈여겨보며 지나갔지만, 역방향으로 가는 길에서는 만나지 못했다. 다시 시작점으로 가서 해안도로를 타고 돌아오면서 전화로 위치 확인하고 잠시 만나 한바탕 웃으며 응원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은 평온했다. 오전 시간이어서 그런가 보다. 속도제한으로 운전이 조금 수월하다...

2021-08 제주도(4) 제주도에 갈치양이 많은 식당

2021. 08. 27(금) 올레길과 연결되어 있는 월영포구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기다렸다. 다이빙하는 사람들 복장을 하고 지나가는 젊은이들을 보느라고 심심하지 않았다. 도토리 부녀는 시간에 맞추어 도착했다. 우리는 갈치의 양이 많아서 제갈양이라는 갈치구이조림집으로 갔다. 아직 긴 갈치는 상에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도 푸짐한 한 상이다. 점심을 먹고 나와서, 올레길 주변의 커피집에 들러 차를 마셨다. 한숨을 돌린 도토리 부녀는 다시 이어지는 올레길로 떠나고 작은 올케와 나는 카페에 좀 더 머무르다가 동네 한 바퀴 돌고 가고 싶어서 나왔다. 커피집 주인이 알려주는 길 없는 길로 들어가 바다도 보고 조금 걷다가, 14코스 마지막 지점인 한림항으로 갔다. 많은 사람들이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걷는 이유는 무엇일까...

2021-08 제주도(3) 오늘의 하이라이트 - 금릉해수욕장

2021. 08. 27(금) 하이라이트- 금릉해수욕장의 물색 호텔 조식 후 운전 연습에 나섰다. 가보지 않은 길이나 새로운 차를 운전해야 할 때면, 차에 대한 세부적인 기능에 익숙하지 않아서 긴급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과 긴장감이 언제나 나를 괴롭힌다. 그래서 연습이 꼭 필요하다. 이러한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동생의 답답함을 내가 이해할 수밖에 없다. 동생뿐만 아니다. 새로운 길을 운전하는 것에 대한 나의 심각한 거부감을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해안 길 운전을 연습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운전해서 다닐 만한 것 같다. 식구들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주변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예상했던 시간이 지체되어 도토리 부녀는 택시를 타고 올레길 시작점으로 떠났다. 나는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10시 30..

2021-08 제주도(2) 우도

어제저녁 자기 전에 허겁지겁 먹은 바나나 때문에 배가 부글부글 불편했지만, 그래도 식사는 하고 움직여야 할 것 같아서 호텔식으로 아침을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룸으로 올라와서 창문을 열고 주변 풍경을 사진에 담을 때야 비로소 핸드폰이 아직도 비행기모드임을 발견했다. 열어보지 못한 카톡에 늦은 답변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핸폰이랑 친하지 않은 나지만 해도 해도 너무했다.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밖으로 나와 주변을 살펴보았다. 아름다운 아침이다. 렌트한 차를 타고 성산항에 도착했다. 승선권을 사고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들어온 배를 타고 가서 우도의 선착장 천진항에서 하선했다. 도토리 부녀는 올레길로 떠나고, 작은 올케와 나는 이동수단을 마련하려고 두리번거렸다. 자전거나 전기차를 렌트해 주는 사람들은 우리..

2021-08 제주도(1) 동생찬스

2021. 08. 25(수) 동생 찬스 장기간 코로나19 거리 두기로 인한 우울감이 여름 무더위로 인해 극대화되고 있던 시기에 동생의 권유로 막바지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 함께 해준 동생 가족 덕분에 이제야 숨통이 좀 트이는 것 같다. 다녀오기 전에는 우울증에 걸린 것 같이 감정이 엄청나게 가라앉아 있어서 내일 일을 생각할 엄두가 나지 않는 상태였다. 눈앞에 벽만 보이는 것 같았는데, 다녀오고 나니 먼바다를 눈앞에 그려볼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이번 제주도 여행이야말로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 갈등하면서 진행한 아주 오묘한 여행이었다. 첫 번째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상태에서 여행을 진행하는 것이 과연 잘하는 것일까에 대한 갈등이었다. 제주도도 거리 두기가 4단계로 바뀌는 바람에 나쁜 짓을 꾸미고 ..

202103(5) 제주도 - 집으로

2021.03.22.(월) 7시에 일어나 과일과 달걀로 아침을 간단히 먹고, 돌아갈 준비를 했다. 이번에는 배낭을 짐으로 부칠 수 있게 정리한 후 잠금장치가 없는 배낭이므로 여러 가닥의 실로 붙들어 맸다. 비행기와 차에서 필요한 것들은 가볍고 작은 비닐헝겊 배낭에 따로 챙겨 넣었다. 8시 50분에 숙소에서 출발. 제주도 동북부 해안을 따라 공항으로 간다. 눈덮힌 한라산도 보이고, 흐드러지며 날리는 벚꽃잎도 보인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바다색이 더 예쁘다. 렌트카 사무실 주변에서 주유하고, 사무실로 들어가 차 점검을 받은 후 반납하고, 셔틀버스 타고 제주공항에 도착. 도토리는 공항 근처 올레길을 좀 더 걷다가 늦은 비행기를 타고 천안으로 간다고 하여 헤어지고, 우리는 간편인증을 위해 손바닥을 등록하고, ..

202103(4) 제주도 - 올레길 2코스 주변에서

2021.03.21.일 7시 30분에 도토리랑 함께 주일 아침 영상 예배를 드렸다. 예배를 마치고 구운 달걀, 바나나, 사과 주스로 아침 식사를 한 후 대충 준비하고 나섰다. 날씨는 좋은데 바람이 꽤 분다. 바람 많다는 제주 날씨답다. 올레길 2코스 출발지인 광치기해변으로 갔다. 아침 일찍 나온 여인들이 천리향과 한라봉을 팔고 있다. 도토리 부녀는 떠나고 우리는 천리향 한 봉지를 사 들고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유채꽃밭을 지나, 다리를 건너, 넓은 길을 운전해서 돌아오는 길은 한적하고 아름다웠다. 호텔방에서 천리향 하나를 까먹으며 잠시 혼자의 여유를 즐겨본다. 올레길 걷는 식구들의 속도에 맞춰 점심 장소와 시간을 정하기로 했으니 연락이 올 때까지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있으면 된다. 2코스 마지막 지점 ..

202103(3) 제주도 - 성산일출봉 주차장

2021.03.20. 토(2) 성산일출봉 주차장 도토리 부녀를 보내고 작은 올케와 나는 성산 일출봉으로 주차장을 향해 갔다. 바다가 바로 내려다보이는 위치에 주차를 시킨 후 도토리 부녀를 기다리기로 했다. 올레길 1코스의 막바지 지점인 성산일출봉 주차장에서 딸과 남편을 기다리던 작은올케는 남은 거리는 그들과 함께 걷겠단다. 잠시 후 도토리 부녀는 도착했고 세 식구는 마지막 도장을 찍는 곳으로 떠났다. 혼자 남은 나는 주차장 주변을 맴돌다가 작은 절이 있는 곳으로 올라갔다. 절에서 내려와 커피 한잔을 사 들고, 바다가 보이는 곳에 세워놓은 자동차 속으로 들어갔다. 안 걷다 걸어서인지 발가락까지 모두 쥐가 나고 다리가 떨린다. 경련을 일으키는 몸을 견디며 홀로 지내는 시간이 많다 하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