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같이/Health Tech 63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소화불량으로 심각하게 속앓이를 했다. 처음 며칠간은 물조차 넘길 수가 없는 상태였다. 원인을 따져볼 겨를도 없이 그 상황 자체가 덜컹 겁이 나서, 고작 생각해낸 것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이었다. 게을러서인지, 아니면 먼 나라 이야기 같아서인지,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아직 죽음이라는 것이 멀다고 느껴져서인지 지금까지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다가, 엊그제 드디어 실행에 옮겼다.  지난 열흘간 어지럼증으로 인해 일어나지도 못하고, 꿀물과 소금물을 마시며, 꼼짝도 할 수 없이 앓아누웠던 상황이 계기가 되었다. 물론 얼마 전 중환자실로 들어갔다가 회복 과정을 거치고 있는 친구의 상황으로 다시 자극을 받은 것도 사실이지만, 그보다 더 위기감을 느끼게 된 이유는 고독사의 가능성을 무..

기 부족

일주일 내내 어지럼증과 위무력증으로 엄청 고생하다가 오늘 아침에는 정신을 차리고 혈액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갔다. 토요일 오전 진료는 9시부터라고 해서장조카의 도움을 받아 시간 맞추어 갔는데,일찍 온 사람들이 많아서 오래 기다려야 했다. 몇 년만에 병원을 방문한 것인가.코로나 백신 맞으러 갔다온 이후 처음 병원행인 것 같다. 나의 게으름을 탓해야 하는 일인지.아니면 이런 것도 감사해야 할 조건인지는 잘 모르겠다. 검사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우선 전정기관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는 소견을 듣고 약을 처방받았다. 결국은 영양부족, 혈부족, 기부족이라는 의미인데방법은 잘 먹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잘 먹어야하는 지를 몰라서 못 먹는 것은 아니다.실제로 먹고 싶은 생각이 1도 없고,위가 뭉쳐있는 것 같아서 먹을..

외로운 식탁

외로운 식탁 며칠 전 아침이다. 침대 위에서 눈을 떴다가 다시 감았다. 눈을 뜨고 있을 수가 없었다. 실눈조차 뜰 수 없을 정도로 천장과 벽면이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어지러웠다. 물 한 모금도 삼키기 어려운 어지럼증이 또 시작되었다. 머리맡 어딘가에 있는 핸드폰을 찾아들 기운도 없는 데다가, 머리를 움직이는 것 역시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물도 마실 수가 없는데 부를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둘째 날엔, 어지러움이 조금씩 가셔서 꿀물과 소금물 몇 숟가락씩 떠 마셨다. 셋째 날에도, 꿀물과 소금물을 마시고, 영양 시럽을 마셨다. 넷째 날, 여행에서 돌아와 오후 늦게 출근한 동생에게 죽 한 그릇 사다 달라고 부탁을 했다. 동생은 ‘배달시켜 먹으면 되지.’라고 하며 나..

걸어야 하는지... 걷지 말아야 하는지...

걸어야 하는지... 걷지 말아야 하는지... 11시가 다 되어서 일어났다. 오랜만에 침대에서 밍기적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매일 무슨 할 일이나 있는 것처럼 제시간에 일어나곤 하는데, 오늘은 그렇게 하기가 싫었다. 그래서 마음 내키는 대로 늦게 일어났다. 하고 싶은 대로 해서 기분이 좋을 줄 알았는데 기분이 나쁘다. 이건 또 무슨 까닭일까. 아슬아슬하고 위태위태한 감정선이다. 최근에 나타난 여러 가지 증상을 살펴보면, 근감소를 줄이고 가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필요한 대책이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이 순간에도 내 몸의 상태가 걱정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어깨를 좀 펴고 걸어볼까 했는데 맘대로 되지 않는다. 넘어질까 봐, 발바닥이 아파서, 근육이 땡겨서 등 등의 이유로 맘은 다시 움츠러든다. 발바닥이 갑..

셀프 부양

지난주 초다.  점심에 밑반찬 만드느라고 오래 서 있었는데, 발목 부분이 땡기는 듯한 느낌이 들어 주춤했었다. 빨리 마치려고 서두르긴 했지만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설거지까지 마칠 때쯤에는 서 있을 수가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다. 할 수 없이 의자를 밀고 와서 한참 앉아 있다가 양 크러치를 짚고 움직였다. 그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리라고 생각했으나 바람대로 되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나 침대에서 내려오면서 발을 짚으려니 삐끗한 상태처럼, 찌릿 전기가 온 것 같은 강렬한 통증이 스쳤다. 무서워서 더 이상 발에 힘을 줄 수가 없었다.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겨우 발가락에 힘을 주고 몇 걸음 움직여 보았다. 발가락에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부분이 조금 남아 있는 듯했다. 그 근육으로 조금씩 이동해 보..

비타민D와 과용량 부작용

비타민D와 과용량 부작용 작년부터 멀미가 심해지고 식사의 양도 엄청나게 줄었다. 물론 입맛도 없거니와 영양분 섭취의 명분으로 먹어도 소화가 안 되었다. 그냥 늙어가는 과정이려니 생각했다. 몇 달 전부터는 15분 거리에 있는 동생 집과 교회 가는 길에서도 멀미를 했다. 심각하면서도 괴로운 일이었다. 먼 거리 여행은 꿈도 꾸지 못하겠고, 친구들 만나러 가는 일도 모두 거절했다. 사는 것이 정말 단순해졌다고 여기며 지낼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는 차를 타지 않아도 속이 편치 않았다. 심각한 마음으로 멀미에 대하여 알아보다가 비타민D의 부작용에 관하여 쓴 글을 발견했다. 나의 증상과 흡사한 점이 많았다. 내가 규칙적으로 복용하고 있던 건강식품은 종합비타민과 눈 영양제다. 코로나 이후부터는 비타민D를 따로 구입해서..

노쇠해가는 몸을 위한 보조도구들

몸의 유지를 도와주던 여러 가지 보조도구들을 노쇠해가는 몸의 상태에 따라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고 있는데 그 속도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그중에서 나에게 가장 중요한 보조도구는 보조기다. 얼마 전에 고장난 보조기를 버리고 새로운 보조기를 맞췄지만 아직도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온몸의 근육통에 무릎뼈까지 아프다. 10년쯤 전에 새로 맞출 때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균형잡지 못해서 생기는 통증도 문제지만 아직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지금 당장 못 걷게 될 것 같은 두려움이 몰려왔다. 그래서, 크러치를 구입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서인가. 눈까지 더 쉽게 피곤해져서 돋보기 도수를 또 올려 구입했다. 돋보기 수만 늘어난다. 책 읽을 때, 컴 작업 할 때, 밥 먹을..

새 보조기

보조기를 새로 구입해야 하는 문제로 며칠 전에 또 파주에서 하남까지 먼 여행(?)을 했다. 아, 힘들다. 여독(?)이 풀리지 않는다. 새 보조기는 딱딱하고 묵직한 무릎덮개가 없어서 분명히 더 간단한 장착 방법이기는 한데 왜 이렇게 남의 보조기 같이 불편한지... 온몸이, 온근육이 통증 투성이다. 젊었을 때는 일주일이면 새 보조기에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집안에서 이동하는 것도 어려우니 한달이 더 지나도 적응할 수 없을 것 같다. 언제까지 이렇게 몸을 도사리고 있어야 하는지... 집콕스타일이라 큰 문제는 없지만 통증이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지금의 문제다.

방안에서 걷기

남들은 봄꽃 구경하며 산책하러 다닌다는데, 나는 오늘도 고장 난 보조기 핑계를 대며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방안에서 걸었다. 거실 창문에서 베란다로 나가는 문까지의 직선거리는 20걸음, 왕복 40걸음이 방안에서 걷는 나의 운동코스다. 수없이 왔다갔다를 반복해도 20분 정도를 넘지 못하는 운동량이지만 걷고 나면 진땀이 난다. 이제 땀을 좀 식히고 나서, 거꾸리로 올라가 긴장된 허리 근육을 좀 펴주어야겠다.

걷기라도...

만 10년동안 등록하고 다니던 수영장인데 10년만에 등록을 중지했다. 중간에 어깨 통증으로 몇개월 쉬고, 코로나로 인한 휴관때문에 쉰 기간 외에 이렇게 대책없이 중지한 적은 없다. 코로나가 몇 천명씩 나오는 것도 무서웠는데, 이제는 만명 단위를 넘어가고 있으니 위험을 감수하면서 수영장에 가고 싶지 않은 것이 주요 이유다. 그대신 하루 15분 이상 걷기로 했다. 마음먹은 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노력해야 한다. 걷지도 않으면 방법이 없다. 공장에 사람이 없는 날은 공장마당을 5~6회 걷고, 그렇지 않은 날에는 차가 덜 다니는 시간에 집앞 도로라도 걷고,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방안에서 거실로 왔다갔다 걸어야 한다. 모두 15분 ~ 20분 소요되는 거리만큼 걷는다. 지난 설명절 연휴에는 공장 마..